"성폭행을 무죄로 이끌겠다" 법무법인 광고 논란

"성폭행을 무죄로 이끌겠다" 법무법인 광고 논란

2017.04.03.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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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을 무죄로 이끌겠다" 법무법인 광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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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교대역 6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벽면에 설치된 한 법무법인의 광고가 논란이 됐다.
이 법무법인의 광고는 "아동 성추행, 강간 범죄, 기타 성범죄 등을 예시로 들고 부당한 처벌을 무죄, 불기소, 집행유예로 이끌어준다"고 광고했다.

"성폭행을 무죄로 이끌겠다" 법무법인 광고 논란

처음 이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한 시민 A 씨는 처음 이 광고를 보고 화가 나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 광고를 보고 화가 나서 법무법인에 항의 전화를 했더니 "가해자들만을 위한 광고가 아니다"고 변명했지만, 홈페이지에는 성폭력, 성추행 가해자의 '혐의없음'이나 '벌금형'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로 사건을 해결한 '성공사례'가 포트폴리오로 정리되어 있다.

"성폭행을 무죄로 이끌겠다" 법무법인 광고 논란

광고판이 문제가 되자 이 법무법인은 "문제가 된다면 철거를 하겠다"면서 "(시민들 통행 때문에) 3월 31일 밤 11시경 철거 완료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직후에는 광고판에 적혀있는 법무법인의 상호와 위치만 검은색 테이프로 가려놓았다.

법무법인 H는 YTN PLUS와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제기된 당일, 광고판을 철거했다. 처음 광고 목적은 억울한 피해자를 부각할 의도였는데, 이게 시민들 눈에는 '정말로 죄를 지은 사람들이 처벌을 받지 않고, 무죄를 끌어내게 도와주는 의도로 보였다.'"면서 "깊이 헤아리지 못한 저희의 잘못이며, 생각이 짧았다"고 인정했다.

H 법무법인은 "대게 가해자는 남성이고, 피해자가 여성이다. 저희가 가해자 남성만 변호하는 것처럼 오해하시는데 피해를 본 여성분들의 변호도 많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H 법무법인은 "진짜 억울한 사람은 사실 열 명 중에 한 명 될까 말까 하다. 열 명 중에 아홉분은 억울하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억울하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 온다.
이들은 형사처분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저희는 그런 사람들에게 설득해서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게 한다. 이런 분들이 90%이다. 저희가 들어도 억울한 경우는 사실 10%가 채 안 된다."

이어서 "광고로 인해서 무조건 가해자라도 마치 무죄를 주장해주는 것처럼 오해를 받았는데 블로그 팀(광고 홍보팀)과 저희가 의사소통이 덜 되었고, 광고를 게시해야 하는 시간이 촉박해서 벌어진 일이다"라며 "항의 전화가 정말 많이 왔다. 관련 사실을 섬세하게 살피도록 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성폭행을 무죄로 이끌겠다" 법무법인 광고 논란

지하철 광고는 철거했지만, 홈페이지에 가해자 중심 서술 포트폴리오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홈페이지는) 사건에 직접 연루된 사람들이 찾아서 들어오는 경우이다 보니까 광고를 성공사례를 그런 쪽으로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광고를 접한 시민들은 "안 그래도 성폭력 관련 처벌이 약한 나라에서 이런 광고를 하는 건 범죄를 조장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사진 제공 = 교대역으로 출퇴근하는 시민 제공]

YTN PLUS 최가영 모바일PD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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