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서울 광화문까지 나타난 멧돼지...대책은 없나

[취재N팩트] 서울 광화문까지 나타난 멧돼지...대책은 없나

2017.04.03. 오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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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서울 도심 한복판인 광화문광장에서 갑자기 멧돼지가 나타나 택시에 치이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시골 밭작물을 해쳐 골칫거리였던 멧돼지는 언제부터인가 도심에서 자주 보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또 대책은 없는지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권남기 기자!

서울 도심, 그것도 광화문 광장까지 멧돼지가 나타났다고요?

[기자]
검은색 털을 가진 멧돼지가 경찰관들에게 둘러싸인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몸길이는 1m 정도 됩니다.

어제(2일) 새벽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택시에 치였습니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신고를 토대로 인왕산에서 내려온 멧돼지가, 서울지방경찰청이 있는 서울 내자동 쪽을 지나 광화문까지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도심에 멧돼지가 나타난 건 이번만은 아니죠?

[기자]
네, 자주 왔습니다.

영상으로 보시면, 네 감자탕을 먹는 아저씨 뒤로 삽시간에 멧돼지가 뛰어갑니다.

이후에는 식당 안에서 멧돼지를 둘러싸고 난데없는 활극이 벌어지는데요.

지난해 7월 경기 의정부의 한 감자탕집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파트에서부터 미용실까지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곳곳에서 멧돼지는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멧돼지 출몰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YTN 데이터 저널리즘팀에서 소방본부의 자료를 토대로 만든 지도를 보시죠.

점이 찍힌 곳이 출몰 장소인데, 엄청나게 많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19에 신고된 멧돼지 출현 장소인데요.

서울 쪽을 보면 북한산과 북악산 인근에 자주 나타났던 게 확인됩니다.

종로구, 은평구, 성북구에 경기 의정부시까지 마치 제집처럼 오갔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전국의 멧돼지 출현 관련 119신고는 5천2백여 건에 달하는데요.

서울 같은 경우는 지난해 540번 정도로 5년 전보다 13배가 늘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앵커]
정말 멧돼지가 점점 자주 내려오는 게 확인되는데요.

왜 이렇게 도심을 찾는 겁니까?

[기자]
전문가들이 꼽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멧돼지를 잡아먹는 맹수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요.

물론, 먹이를 찾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가장 많습니다.

사람들이 산 위의 도토리를 하도 주어가서 먹을 게 부족하다는 이야긴데요.

지자체들이 도심 주변 산에 만드는 둘레길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멧돼지는 땀샘이 없어 진흙 목욕을 하는데 둘레길이 이런 장소를 일부 없앴다는 지적과 함께, 둘레길이 도심으로 내려오는 통로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앵커]
멧돼지가 이렇게 자주 내려온다면 길을 가다 만날 수도 있다는 거네요.

[기자]
물론 만나면 안 되겠지만, 혹시 만나면 일단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도심으로 내려온 멧돼지는 달리는 자동차 등으로 본 뒤라 흥분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도, 실제 멧돼지가 달려들어 다친 경우는 지금까지 거의 없는데요.

잡으려고 하는 등 불필요한 행동 없이 몸을 피한 뒤 119 등에 신고하시길 바랍니다.

[앵커]
끝으로, 잡은 멧돼지는 어떻게 처리되는 건가요?

[기자]
혹여나 죽은 멧돼지를 보더라도 고기를 먹거나 가죽을 가져가면 기생충 등이 있을 수 있어 위험합니다.

멧돼지는 관련법에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돼있어, 사체를 발견했을 때는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119에서는 이를 구청으로 넘기는데 보통 구청에서는 소각 처리하게 됩니다.

엽사들로 이뤄진 포획단이 멧돼지를 잡을 경우는 연구용으로 기증하거나 스스로 처리하게 돼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권남기 [kwonnk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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