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前 대통령 심문 종료...검찰서 4시간 반 동안 대기 중

박 前 대통령 심문 종료...검찰서 4시간 반 동안 대기 중

2017.03.31. 오전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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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8시간 4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영장 심사가 끝난 후 박 전 대통령은 검찰청사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에 들어갔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박서경 기자!

박 전 대통령, 지금 검찰청사에 있다고 하는데 장소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박 전 대통령은 심문을 마치고 4시간 넘게 이곳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영장전담판사가 심문을 마치면서, 서울중앙지검의 유치시설을 대기장소로 적시했는데요.

앞서 저희가 보도한 대로 검찰은 중앙지검 10층을 대기장소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21일 소환조사를 받았던 곳인데, 복도 끝 1001호 조사실 옆, 휴게실로 사용했던 1002호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사 당시에는 응급용 침대나 책상 등이 구비 돼 있었는데요.

오늘은 영장심사 이후 대기 상황에 걸맞게 구조가 조금은 바뀌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치소가 아닌 검찰청사 내에서 대기하기 때문에 따로 수의는 입지 않아도 됩니다.

보통 심문을 마친 피의자들은 검찰청사 내 유치시설 구치감이나 조사실, 가까운 경찰서 유치장 등에서 결과를 기다립니다.

만일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독방에 머무르게 됩니다.

서울구치소는 40년 지기이자, 비선 실세 최순실 씨, 그리고 국정농단 주요 피의자들이 이미 수감된 곳입니다.

반대로 기각된다면, 박 전 대통령은 곧바로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갑니다.

[앵커]
상당히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 같은데요.

심문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어땠습니까?

[기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전 10시 반에 시작돼 8시간 40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심문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상당히 지친듯한 표정으로 법정 계단을 걸어 내려왔습니다.

검찰청사로 이동할 때는 타고 왔던 경호실 차량 대신, 검찰 차량을 타고 장소를 옮겼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자신의 주요 혐의인 뇌물 부분에 대해 강하게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형량이 가장 무거운 것이 뇌물 혐의인 만큼, 방어에 총력을 기울인 겁니다.

구속 여부 결과는 내일 오전 나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심문은 7시간 반 동안 진행됐고, 구속 여부 결과는 새벽 5시 반쯤에 나왔습니다.

국정 농단 피의자 심문 중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이보다 더 늦은 시각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다만, 영장 심사를 위해 가능한 구인시간은 24시간이기 때문에 아무리 늦어도 내일 오전 10시 반까지는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앵커]
지금 박 전 대통령이 받는 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죠. 이 제도가 생긴 이래 전직 대통령이 심문을 받은 건 처음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제도가 도입된 건 지난 1997년입니다.

직접 판사가 피의자를 심문하는 제도인데요.

박 전 대통령은 이 심문을 받는 첫 전직 대통령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담당 영장전담판사인 강부영 판사가 있는 법대를 마주 보고 4m 정도 떨어진 피의자석에 앉아 심문을 받았습니다.

영장심사에서는 보통 심문 대상을 피의자로 호칭하기 때문에 강 판사도 예우 차원에서 양해를 구하고 피의자로 호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구속된 사례는 있지만, 두 전직 대통령은 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구속됐기 때문에 서류심사로만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오늘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심문한 영장전담판사,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어떤 분인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기자]
강부영 판사는 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 3명 가운데 막내입니다.

43살이고, 사법연수원 32기입니다.

지난 2월 발령받았는데, 이번에 무작위 전산 배당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심문을 담당할 영장전담판사로 결정됐습니다.

앞서 가수 박유천 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해 무고 혐의를 받은 여성을 심사했는데, 당시 구속 필요성이 낮다며 영장을 기각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을 손에 쥔 만큼, 강부영 영장전담판사에 대한 관심도 상당한데요.

법원 내부에서는 중앙지법 영장 판사 가운데 실시간 검색 1위에 올라보지 않으면 영장 판사를 할 자격이 없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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