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소년용 콘돔 자판기 점주, 영업 방해 참지 못해 고소

단독 청소년용 콘돔 자판기 점주, 영업 방해 참지 못해 고소

2017.03.27. 오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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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청소년용 콘돔 자판기 점주, 영업 방해 참지 못해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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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나간 다음 날 60개 콘돔이 모두 동났어요. 어른들이 뽑는 걸 한두 번 목격한 게 아니에요. 장난 전화도 하루에 15통 이상 오는 통에 영업할 수가 없습니다. 강남 지역에 설치된 청소년용 콘돔 자판기를 관리하는 점주 오 모 씨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YTN PLUS는 콘돔 자판기에 대해 난 3월 3일과 3월 24일 두 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최초 보도일인 3일 〈"안전하게 사랑하세요", 거리에 등장한 청소년용 콘돔 자판기〉 기사를 통해 자판기의 설치 의도와 취지를 알렸다.

이후 24일, 〈청소년용 콘돔 자판기 수난, "성인이 사용하고, 기계 걷어차고"〉 기사에서 자판기를 무차별로 이용해 콘돔을 대량 구매하는 성인들과 자판기 파손 시도를 하는 이들에 대해 보도했다.

[단독] 청소년용 콘돔 자판기 점주, 영업 방해 참지 못해 고소

그러나 강남 지역 점주 오 씨는 "두 차례의 보도 이후 자판기가 더욱 유명세를 치르며, 욕설과 장난을 하는 이들로 인해 영업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오 씨가 운영하는 강남 지역의 경우 유독 성인과 취객들의 이용이 폭증하자 운영 방침을 변경하며 화제가 됐다. 연락처를 공개하고 청소년들에게 직접 배부하는 방식을 취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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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 씨에게 다시 돌아온 것은 장난 전화와 욕설 메시지였다. 이틀 안 오 씨가 받은 장난 전화만 약 30통. 욕설이 들어간 카카오톡 메시지와 문자도 20차례나 가까운 이들에게 받았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일인데, 이제는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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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영업 방해와 욕설 메시지로 인해 오 씨는 현재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청소년들을 위해 운영을 절대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선의와 취지를 가볍게 여기는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처벌받게 할 생각'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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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청소년용 콘돔 자판기는 원치 않는 임신과 성병을 막기 위해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제공하는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이라며 "현실을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성에 대해 올바른 문화가 정착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자판기의 설치를 주관한 인스팅터스 측은 자판기로 발생한 모든 수익금을 성폭력·성병·성매매 등의 위험에 노출된 여성청소년을 돕는 '서울시립청소녀건강센터'에 기부하고 있다.

영리추구를 위해 운영하는 자판기가 아님에도 의도를 왜곡하고 곡해하는 이들의 인식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YTN PLUS 김성현 모바일PD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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