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년만에 수면 위로...아픈 기억 고스란히!

세월호, 3년만에 수면 위로...아픈 기억 고스란히!

2017.03.23.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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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따뜻해야 할 계절이었지만, 대한민국의 2014년 봄은 '눈물'과 '아픔'의 계절이었습니다.

가라앉았던 세월호는 정확히 1,073일 만에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물 밖으로 드러난 세월호는 더 이상 우리가 기억하는 흰 선체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세월호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처참'했습니다.

오늘 새벽 3시 45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3년의 세월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먼저, 여기저기 '부식'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하얗고 깨끗했던 3년 전의 세월호는 누렇고 검게 변했고, 여기저기 찢기고 긁힌 모습입니다.

외부 보다도, 선체 내부의 훼손은 더 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김해선 / 해군 해난구조대 전우회 부회장 : 세월호 자체가 바닥에, 뻘에 누워 있고 일부는 묻혀 있지 않았나, 오랜 시간 동안. 배의 무게 때문에. 그러면 그걸 들 때는 그것의 몇 배의 힘이 가중되고 또 오래 물속에 있다 보면 손상이 많이 갔을 겁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세월호가 보여준 두 번째 모습은, 촘촘한 그물망입니다.

인양 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미수습자나 구조물 유실을 막기 위해 잠수사들이 미리 설치한 것으로, 세월호 창문과 출입구을 포함해 모두 '292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유실 방지망을 설치했다고 하지만, 유류품과 시신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는 인양이 완료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용현 / 한국잠수산업연구원장 : 배는 저쪽으로 옮겨갔으니까 밑에 선저에 있던 그 부분에 실종자가 있는지 없는지 하다못해 어떤 유품이라도 있는지 이런 등을 면밀히 봐야죠. 그걸 100%... 그것이 지난 다음에는 흩어지거든요. 그래서 물살도 세니까. 그 부분을 관심을 가져야 되겠죠.]

3년 만에 드러난 세월호의 세 번째 모습은 '구멍'입니다.

선체 이곳 저곳에는 구멍이 뚫렸는데, 물과 배에 남아있던 기름을 빼느라 뚫은 구멍입니다.

해양수산부 자료를 보면, 배의 무게를 줄이는 부력재 이른바 ‘폰툰'이란 장치를 설치하면서 가로세로 25cm 고정용 구멍이 60개가 뚫려 있습니다.

에어백을 넣기 위한 구멍은 13개인데, 가로 세로가 1.4m, 1.6m에 달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배 안에 찬 물을 빼기 위해 아래쪽에 뚫은 구멍은 34개, 시험용 구멍 19개를 더하면 구멍은 모두 '126'개나 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드러난 세월호의 모습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세월호 선수인 뱃머리와 선미인 꼬리 쪽 기울어짐의 차이가 예상보다 크다는 것입니다.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는 세월호는 무게중심이 선미 부분에 쏠려 있었습니다.

2012년 일본에서 사들인 세월호는 개조 과정을 거치면서, 선실이 증축됐고 선수 오른쪽에 있던 40톤 짜리 시설물도 철거됐습니다.

4층이었던 세월호는 층축을 거치며 5층으로 층고가 높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배 정원과 무게가 늘어난데다, 배 무게 중심이 50cm나 올라갔고, 좌우 불균형도 심화됐습니다.

이는 사고 원인 규명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장창두 /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 : 승객의 차량, 거기에 나중에 추가적으로 목록에서 나왔습니다마는 철근도 있었고요. 거기다 또 제주도로 가는 다양한 개인화물 또 기업형 화물, 컨테이너 박스에 올라가 있는데 그것을 양쪽과 상하 균형을 맞춰서 단단하게 묶어야 되는데 말씀주신 대로 그것을 제대로 묶지 않고 관행적으로 그걸 그냥 쌓아놨다는 거죠. 물론 그것도 많이 상태가 더 흐트러졌겠지만 그것도 원인규명에 중요한 대목이 되는데….]

세월호가 무사히 인양된다고 하더라도 남은 과제는 적지 않습니다.

9명의 미수습자을 찾아내야 하고,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규명해 내야 합니다.

세월호 사고 후 맞는 2017년 봄, 이번 봄도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슬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건져 올린 세월호와 함께 진상규명이 속 시원히 이뤄져 세월호 가족들에게 작은 위안이나마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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