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피의자' 박 前 대통령의 검찰 가는 길

[뉴스통] '피의자' 박 前 대통령의 검찰 가는 길

2017.03.21.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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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들어간 이후, 검찰에 출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밖을 나선 박근혜 전 대통령.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모습은 어땠는지 '키워드'를 통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는 '옅은 미소' 입니다.

지난 12일 자택에 들어갈 때도 지지자들 앞에서 환한 웃음을 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오늘 또한 옅은 미소를 보였습니다.

오전 9시 15분 삼성동, 검은색 대문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옵니다.

자택에 들어간 지 정확히 9일 만의 외출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둘러보고 "많이들 오셨네요"라는 말을 한 뒤 차에 탔습니다.

이 때, 입가에 살짝 미소가 띠었습니다.

차가 출발하자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에게 인사하듯 차창에 손을 댔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또 한번의 옅은 미소를 보였습니다.

검찰에 소환되는 무거운 상황에서 나온 박 전 대통령의 미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걸까요.

[최영일 / 시사평론가 : 박 전 대통령이 그동안 국정을 수행하면서 또는 정치인으로 살아오면서 보여준 표정들이 있어요. 사실은 표정 변화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 아까 삼성동 자택을 떠날 때는 미소가 있었는데 검찰 청사에 들어갈 때는 얼굴이 굳었어요. 상당히 지금 정치인 인생 초유로 맞딱뜨리는 위기 상황인 겁니다. 한 개인의 입장에서. 그래서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의 출석 모습 두 번째 키워드는 '전투복' 입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소위 '전투복'이라고 불리는 짙은 남색 계열의 의상을 입었습니다.

오늘 박 전 대통령이 입은 의상은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옮길 때와 같은 옷 입니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결단을 내리거나 소신을 밝힐 때 남색이나 카키색 의상을 선택했습니다.

지난 2013년 취임식 때와 작년 국회 연설, 3당 대표들과의 만남 때도 이 같은 스타일의 의상이었습니다.

[추은호 / YTN 해설위원 : 보통 야당 대표들과 협상한다던가 국회 연설을 한다든가 어떻게 보면 전투복 차림이다라고 평가를 했던 옷입니다. 그래서 오늘 검찰에 출두하는 것도 한번 검찰하고 대결해 보겠다 그런 의지가 담겨 있지 않는가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모습 마지막 키워드는 '29'입니다.

사저에 들어가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메시지를 전달했던 박 전 대통령이 오늘 검찰 출석에서 어떤 말을 꺼낼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하지만 단 29자의 짧은 말만 남기고 청사로 들어갔습니다.

[박근혜 / 前 대통령 :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어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과거 검찰에 소환된 전직 대통령처럼 대국민 사과나 국민 통합의 메시지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파면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첫 육성은 '8초'에 그쳤습니다.

[손정혜 / 변호사 : 진실을 밝히겠다, 억울하다는 메시지가 나오게 되면 이것이 사실을 부인하고 반성 없는 태도로 읽힐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여러 가지 메시지들은 보통은 검찰 조사 앞두고는 하지 않는 게 통상적입니다. 이렇게 단답형으로 짧고 구체성 없이 얘기하는 진술의 여러 가지 방식, 이게 만약에 검찰 조사에서도 계속 이뤄진다고 한다는 검찰 조사, 상당히 애로사항이 있을 거라고 추정됩니다.]

파면된지 11일 만에 오늘 검찰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

지금도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검찰 조사에서 어떤 진술을 내놓을지, 이후 검찰은 박 전대통령을 구속할지, 재판에 회부 한다면 대선을 전후로 언제 할지,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푸는데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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