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일선 지검에서 조사받는 첫 전직 대통령 불명예

[취재N팩트] 일선 지검에서 조사받는 첫 전직 대통령 불명예

2017.03.16. 오후 12:0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박 전 대통령이 오는 21일 검찰 소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혀 전직 대통령을 조사할 검찰과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회부 최재민 선임기자 연결해 박 전 대통령 검찰 소환과 관련한 소식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다음 주 화요일 박 전 대통령의 조사를 앞둔 검찰청사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신문 준비에 한창입니다.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부장 검사들은 질문지 작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가 13가지에 이르는 만큼 질문 항목도 수백 개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청사 입구 보안 검색에는 평소보다 방호원이 더 투입됐고요.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검사들의 사무실이 있는 7층과 10층은 스크린 도어 점검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현관에는 포토라인도 설치됐습니다.

언론사들은 벌써 좀 더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앵커]
검찰이 소환 시간을 비교적 이른 오전 9시 반으로 잡은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가능하면 조사를 한 번에 마치겠다는 의도입니다.

조사할 분량이 워낙 많아 21일 밤늦게나 22일 새벽은 돼야 조사를 마칠 수 있을 거란 예상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이른 시간부터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에 순순히 응하겠다고 한 이유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대면조사 요구를 세 차례 거부했습니다.

이후 특검 대면조사도 무산됐는데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가 결정문에서 박 전 대통령의 대면조사 거부는 무책임하다고 일침을 놓은 데 따른 부담감 때문이 아니겠는가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여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검찰 조사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 구속은 피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형사8부장이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인데 통상 부장검사가 직접 조사는 사례는 드물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전직 대통령이란 신분 때문인데요,

2013년 대검 중수부가 폐지된 이후 부장 검사가 직접 조사하는 건 최초입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받는 첫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됩니다.

예전 검찰 조사를 받은 노태우,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은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받았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돼 안양교도소로 압송된 뒤 검찰 간부들이 교도소에서 이른바 출장 조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당시 문영호 대검 중수2과장과 검찰총장을 지낸 김진태 대검 연구관이 조사했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병우 중수1과장이 조사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받는 첫 전직 대통령의 불명예를 안게 됐는데 중앙지검은 예전 대검 중수부보다 조사실이 협소해 수뇌부가 그 부분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요?

[기자]
예전 대검 중수부는 50제곱미터, 15평 규모의 특별조사실이 있었는데 여기에는 소파와 간이침대, 화장실이 딸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2001년 피의자 구타 사망 사건을 계기로 특별조사실을 없애 대부분 조사실은 13제곱미터, 4평 남짓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전 대통령이 조사받을 때 잠시 쉴 공간도 마련하고 용변을 볼 때 다른 사람과 마주치지 않게 하는 대책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박 전 대통령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 이렇게 부인하면 통상 대질신문을 하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대질신문이 이뤄질까요?

[기자]
가능성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데 박 전 대통령이 대질신문에 응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통상 피의자가 혐의를 계속 부인하면 이뤄지는 게 대질신문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어서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같은 피의자와도 대질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참고로 박연차 게이트로 검찰 수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연차 회장과의 대질을 거부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앵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신병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예전 노태우 전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친 검찰 소환 조사를 받고 구속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는 김수남 검찰총장의 뜻에 달려 있는데 검찰은 일단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한 뒤 조사 내용을 검토하고 여론의 추이도 살펴볼 것으로 보입니다.

두 달도 남지 않은 대선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달 안에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는 의견과 기소와 신병 처리는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일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메머드급 변호인단을 구성할 거란 관측인데, 변호인단 구성은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탄핵 심판에 참여했던 일부 변호인들이 이번에도 방패 역할을 하게 됩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물이나 로펌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생각보다 화려한 경력의 변호인단 구성은 안 된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물들은 이미 대기업을 변론하고 있거나, 일부는 변호인 참여 요청을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소환까지 닷새가 남아 있는 만큼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삼성동 자택에서부터 서울중앙지검까지 예상되는 이동 경로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가장 유력한 경로는 테헤란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택에서 오전 9시 15분쯤 출발할 것으로 보이고요.

경호팀도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검찰청사까지는 10분이면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호팀은 경찰과 이동 경로와 관련한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최재민 선임기자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