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화장품도 물러가라"...혐한 분위기 '폭행 괴담'까지 확산

中 "한국 화장품도 물러가라"...혐한 분위기 '폭행 괴담'까지 확산

2017.03.07. 오전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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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간 갈등으로 롯데 제품에 대한 중국 내 불매운동 바람이 거세게 일면서 교민 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인기를 끌던 한국 화장품 매장에서 불매 운동 소동이 빚어지는가 하면, 한국인들을 상대로 한 무차별 폭행 괴담까지 돌고 있습니다.

변영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중국 시닝 지역에 있는 백화점에 입점한 한국 화장품 매장입니다.

젊은 중국 남성이 삿대질까지 해대며 불같이 화를 냅니다.

[중국 일반인 : 온 국민이 롯데 불매 운동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한국 사람 데리고 뭐 하는 거야!]

중국인 점원을 한국인으로 오해한 건데, 주변에서는 말리긴커녕 오히려 기름을 붓습니다.

[중국 일반인 : 한국인 사라져! (그래!) 사라져! (그래!)]

직원들의 만류로 소동은 금세 끝이 났지만, 최근 중국의 이른바 '혐한' 정서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이처럼 험악한 분위기 속에, 한국인 유학생을 노리는 이른바 '묻지마 폭행' 괴담도 교민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대를 다니는 한인 여학생이 우리 말을 썼다는 이유로 길을 가다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모 씨 / 중국 유학생 : 한국말 썼다는 이유로 그냥 맞았다고 들었어요. 당분간은 밖에 안 나가고 집에서 좀 있으려고요.]

[부 모 씨 / 중국 유학 경험자 : 조용히 해서 다니면 별문제 없다고…. 괜히 사달을 만들기 싫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그렇게 하는 게 좋겠죠.]

학생회와 대사관까지 나서서 조사를 벌였지만, 아직 실제 피해를 당한 학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직 확인된 바는 없지만, 중국에 있는 한국인들은 불안을 호소합니다.

중국 유학을 경험한 학생들 사이에선 이 정도로 혐한 감정이 노골적인 적은 없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바쁜 새 학기지만 학생들은 사소한 실수가 국가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잔뜩 움츠린 모습이고,

[홍주원 / 중국 인민대학 한국유학생회 회장 : 북경에 있는 유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온 적은 없었어요. (그래도) 큰 활동은 보류하고….]

재중 대사관에서도 유학생 대상으로 공지를 띄우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주중 총영사관 관계자 : 소문이 들리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안전에 유의하는 게 좋겠다는 차원에서 (문자 공지) 조치를 한 거죠.]

불매운동부터 무차별 폭행 괴담까지, 사드 문제로 인한 양국의 첨예한 갈등에 중국 내 한국인은 숨죽이고 있습니다.

YTN 변영건[byuny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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