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침식 가속화...개발이 부른 자연의 역습

해안침식 가속화...개발이 부른 자연의 역습

2017.02.25. 오전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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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해 심해지는 해안침식의 주요 원인으로 강에 설치된 보나 해안을 따라 만들어진 도로 등 인위적인 시설이 가장 먼저 꼽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건설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바다에서 끊임없이 모래를 채취하는 것도 해안 침식을 가속화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간의 편의만을 생각했던 성급한 개발 정책이 자연의 역습이라는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사천천 상류입니다.

태백산맥에서 시작해 동해로 흘러가는 넓은 강줄기 한가운데에 길이 50여m에 달하는 시멘트 구조물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문푸레보입니다.

그런데 이 보가 해안침식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일반적으로 강 상류에서 자연적으로 흘러내려 온 모래는 긴 강줄기를 따라 이동하다가 해변에 쌓이게 됩니다.

해안에 있던 모래가 파도에 깎여나가더라도 강에서 내려온 모래가 다시 퇴적되는 만큼 해변이 원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강물과 함께 흘러가야 할 모래가 보에 막히면서 자연적인 순환이 불가능해지는 겁니다.

[김인호 / 강원대학교 교수 : (동해안에 있는) 대부분의 모래가 하천으로부터 공급이 되는 데요. 저수지를 만들고 댐을 만들고 그다음에 수중 보를 만들고 이걸로 인해서 바다로 유입되어야 할 토사를 차단을 하게 된 겁니다.]

해안침식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바닷모래 채취입니다.

건설 공사 현장에서는 많은 양의 모래가 필요한데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은 바다에서 확보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바다에서 퍼낸 모래의 양은 2천3백만 세제곱미터로 전체 공급원 가운데 2번째로 많았습니다.

서울시 전체를 모래로 덮을 수 있는 규모입니다.

그런데 바닷속 모래를 퍼낼 경우 해안 쪽에 있는 모래로부터 예기치 못한 연쇄반응이 시작됩니다.

모래를 파낸 곳 앞에서부터 차례로 모래가 밀려가게 되고 결국 해안의 모래까지 사라지는 겁니다.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 해안침식이 심각하게 일어나는 장소 인근에서는 어김없이 특히 인천지역 같은 경우에는 바닷모래를 퍼냈습니다. 바닷물이 오가기 때문에 충분히 한 공간에 모래가 없어지다 보면 그쪽을 메우기 위해서 다른 곳의 바닷모래가 그 공간을 메울 수밖에 없다. ]

이 외에 방파제나 해안 도로, 발전소 등 바다 주변 인공 시설물도 해안 침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김인호 / 강원대학교 교수 : 어항구조물이나 항만구조물이 들어서게 되면 한쪽 지역으로 퇴적이 발생을 하게 되면 퇴적한 만큼 다른 부분이 침식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평형 체계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침식이 발생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편의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별다른 생각 없이 자연에 손을 대 왔던 우리.

당하기만 했던 자연이 역습에 나서고 있습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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