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는 솔타시, 은수저는 지지엠티커… 남자들의 '코트 계급론'

금수저는 솔타시, 은수저는 지지엠티커… 남자들의 '코트 계급론'

2017.02.24. 오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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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는 솔타시, 은수저는 지지엠티커… 남자들의 '코트 계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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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중반에 ‘솔타시’는 어떻게 입죠? 용돈 받는 비루한 대학생 입장으로서 궁금하네요" '솔타시'라는 단어를 검색했을 때 최상단에 나오는 게시물의 일부다. '솔타시'란 고가의 남성 의류 브랜드인 솔리드 옴므, 타임 옴므, 시스템 옴므의 앞글자로 만든 일종의 약어.

금수저는 솔타시, 은수저는 지지엠티커… 남자들의 '코트 계급론'

이들 브랜드에서 나오는 코트, 점퍼, 패딩 등의 아우터 평균 가격은 50만 원대에서 200만 원대까지로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코트의 가격은 70~80만 원에서 약 120만 원대로 측정돼 있다. 20대의 일반적인 대학생들이 선뜻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대이지만, 남성들 사이에서 '솔타시'의 인기는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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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즌 출시되는 제품마다 '완판',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제품마다 애칭도 있다. 김수현이 입어 유명해진 '상병 코트', '김우빈 스타디움', '송중기 차이나'부터 암호 같은 애칭의 '견장1', '견장2', '롱시망', '숏시망', '시바렛' 등의 제품이 대표적이다.

위 브랜드를 즐겨 입는 이들은 한국인 체형에 가장 잘 맞는 동시에 해외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디자인을 솔타시의 매력 포인트로 꼽는다. 높은 인기 덕에 신상품 출시일마다 구매 인증 게시물이나 옷을 입고 인증하는 '착샷' 게시물이 쏟아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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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품 입고일보다 치열한 것이 최대 90%까지 세일을 하는 패밀리세일이나 평균 30~50% 상시 할인을 하는 아웃렛에 새로운 제품이 입고 되는 날이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아웃렛 신제품 입고 소식은 '고급정보'로 통한다.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직장에 연차를 내고 쇼핑을 하러 가거나 개장 시간 전부터 줄을 서는 모습도 낯선 풍경이 아니다. 언뜻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남는 장사'라고 말한다.

금수저는 솔타시, 은수저는 지지엠티커… 남자들의 '코트 계급론'

이처럼 높은 가격대임에도 마니아를 자처하는 이들이 많아 솔타시 관련 게시글에는 "보통 솔타시 사시는 분들은 월급이 어느 정도 되시나요?" "저는 솔타시 하나 없는 서민인데…" 처럼 옷 자체보다 솔타시를 구매하는 사람들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이들도 많다.

금수저는 솔타시, 은수저는 지지엠티커… 남자들의 '코트 계급론'

답변에는 항상 "금수저 아니면 아르바이트 조금씩 모아서 하나씩 사는 거죠. 뭐" "솔직히 집안이 넉넉하지 않은 이상…" "일시불로 살 정도면 금수저가 맞죠" 등 유독 금수저, 은수저 등을 논하는 얘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금수저는 솔타시, 은수저는 지지엠티커… 남자들의 '코트 계급론'

솔타시가 너무 부담스러우니 지지엠티커로 대신한다는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지엠티커'란 지오지아, 지이크, 엠비오, 티아이포맨, 커스텀멜로우 등 솔타시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평균 40~70만원 가격대의 남성복 브랜드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가격대에 따라 브랜드를 나누어, 솔타시는 금수저, 지지엠티커는 은수저들이 입는 옷이라고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무의미한 장난일지라도 입는 옷에 굳이 계급을 나눠가며 부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취향 따라 입고 싶은 옷 입는건데 무슨 금수저 타령인가?" "옷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스스로 흙수저라고 생각하지만 옷을 좋아해 알바해서 솔타시 사는데 졸지에 금수저 됐네요." 등 솔타시 지지엠티커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금수저는 솔타시, 은수저는 지지엠티커… 남자들의 '코트 계급론'

그러나 '헬조선'이라는 자조 섞인 표현부터 개인의 노력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더 중요한 요소라는 '수저 계급론'이 유행처럼 번지는 때에 굳이 패션 아이템일 뿐인 코트 하나로 계급을 나눌 필요가 있냐는 부정적 의견도 제기된다.

한편 불황에도 남성 컨템포러리 의류 브랜드들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타임 옴므와 시스템 옴므가 속한 한섬의 매출은 2013년 4,626억에서 2015년 6,158억으로 매출이 증가했으며,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솔리드옴므 역시 지난 2015년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YTN PLUS 김성현 모바일PD
(jamkim@ytnplus.co.kr)
[사진 출처 = 한섬, KBS 착한남자 캡쳐, SBS 상속자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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