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침식 '심각' 1년 새 2배...땜질식 처방 일관

해안 침식 '심각' 1년 새 2배...땜질식 처방 일관

2017.02.24.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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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적 가치까지 지닌 우리 해안이 매년 빠른 속도로 침식되면서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종합적인 판단과 분석을 도외시해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원도 양양군 광진해수욕장입니다.

아담하고 아름다운 모래사장을 자랑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침식돼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유영자 / 강원도 양양군 : 이만큼 모래가 차 있었어. 근데 저번 파도에 여기까지 다 나갔잖아. 쓸려갔어.]

높은 파도가 도로와 건물을 덮칠 때마다 주민들은 사고가 나지는 않을지 마음을 졸입니다.

[이효순 / 강원도 강릉시 : 해일이 일어나면 혹시 넘어올까 봐…. 지금 이게 여기까지 넘어왔잖아요. 파도가.]

이처럼 침식 때문에 해변이 사라지는 곳은 매해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해안 250곳 가운데 가장 안 좋은 '심각' 등급을 받은 곳만 30곳에 달했습니다.

한 해 전보다 2배 넘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진재율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장 : 전국적으로 침식이 우려되는 해안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이 해안 개발, 예를 들자면 레일바이크라든가 해안도로 확장, 이런 것과 기후 변화 영향이 지속되면 우리나라 해안 침식이 점차 심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도 심각성을 깨닫고 해안 침식을 막겠다며 지난 2010년부터 10년 동안 1조 9천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 아래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공사를 마무리한 곳 가운데 상당수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충남 태안군 백사장해수욕장도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입니다.

25억 원을 들여 해안침식 방지 시설들을 설치했지만 한 해 만에 침식 수준은 양호에서 우려 등급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안상용 / 지역 상인 : 방파제를 만들어 놓고부터 이 모래가 차츰 나가는 것 같아요. 1년이면 눈에 띄게 표시가 나요.]

종합적이고 세밀한 분석 없이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박완주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복구 작업에) 수천억 수조 원이 들어간 결과가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고 오히려 자연 그 자체를 해쳐서 거꾸로 우리 인간들에게 자연의 역습이 될 수 있다.]

오늘 밤 9시 국민신문고에서는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해안침식의 상황과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보고, 효과적인 대책이 있는지 함께 살펴봅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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