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못한 사이...최순실·장시호 서로 눈길 안 줘

남보다 못한 사이...최순실·장시호 서로 눈길 안 줘

2017.01.17. 오전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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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 씨와 조카 장시호 씨가 이번 국정농단 사태 이후 법정에서 처음 마주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혈연관계인 두 사람이 등을 돌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마주한 두 사람 어떤 모습이었는지 사회부 최재민 선임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최재민 기자!

오늘 최순실 씨와 장시호 씨가 이번 사태 이후 처음 만났는데 두 사람이 만난 건 얼마 만이죠?

[기자]
최순실 씨는 지난해 10월 30일 독일에 있다가 귀국한 다음 날 검찰에 긴급체포돼 구속됐고 장시호 씨는 지난해 11월 21일 검찰에 구속됐으니까 두 사람이 마주한 건 대략 석 달가량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이렇게 석 달 만에 마주한 두 사람의 표정은 어땠습니까?

[기자]
오늘 재판은 오전 10시 10분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모와 조카 사이가 무색할 만큼 서로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제일 먼저 장시호 씨가 법정에 출석했고 이어서 김종 전 차관, 마지막으로 최순실 씨가 법정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최 씨와 장시호 씨는 서로 아무런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장시호 씨가 이번 사건은 이모인 최순실 씨의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의 청문회 답변과 지난 5일 최순실 씨가 쓰던 또 다른 태블릿pc를 특검에 제출하면서 두 사람 사이는 결정적으로 틀어졌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입니다.

또, 최 씨는 법정에서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최 씨는 다른 재판 때처럼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 앉았다가 취재진의 카메라가 촬영을 마치고 철수하자 옆자리에 있는 변호인과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장 씨는 긴장을 풀어보려는 듯 웃음기 띈 표정을 잠시 지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최 씨나 김 전 차관은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지만, 장 씨는 검은색 폴라티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입었습니다.

구속된 상태지만 미결 수용자인 이들 세 사람은 각자 원하면 사복을 입고 재판에 출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재판장이 신원확인 위해 직업을 물었는데 장 씨는 공소장에 기재된 직업을 부인했다면서요?

[기자]
장시호 씨는 재판장이 신원 확인을 위해 직업을 묻자 공소장에 기재된 '한국동계스포츠센터 사무총장' 대신 가정주부라고 답했습니다.

재판장이 재차 공소장에 기재된 자리에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했지만, 장 씨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재판장이 다시 전에 한국동계스포츠센터 사무총장이었던 것은 맞나?"라고 물었는데

장 씨는 다시 아니다라고 답해 자신의 직위를 완전히 부인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자신의 직업을 문체부 2차관이라고 말했다가 현재 직업을 말하라는 재판장의 지적을 받고 현재는 교수라고 정정했습니다.

재판부는 답변을 듣고 직업을 전 문체부 2차관으로 기재했습니다.

[앵커]
검찰이 장시호 씨가 사용하던 금고를 열어보니 파일이 있었는데 김종 전 차관과 친밀함을 알 수 있는 증거물도 나왔다면서요?

[기자]
검찰이 장 씨의 금고를 열어보니 비닐 파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장 씨의 필체로 미스터 판다 서류라고 쓰여진 게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미스터 판다는 김종 전 차관을 일컫는데요.

장 씨가 김종 전 차관의 별명을 미스터 판다라고 부른 겁니다.

검찰은 그만큼 장 씨와 김종 전 차관이 친밀한 관계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또 특이한 건 세 사람 모두 국민참여재판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면서요?

[기자]
판사가 이 사건은 합의부 재판이라 국민참여재판으로 할 수 있는데 지난 공판기일에서는 변호인들이 원치 않았다면서 피고들도 원치 않는지 직접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기 원하냐며 장시호 씨에게 제일 먼저 물었는데 장 씨는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고 이어 김종 전 차관과 최순실 씨도 원치 않는다고 차례로 답했습니다.

[앵커]
세 사람 모두 국민참여재판을 원치 않는다고 답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아무래도 유리할 게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국민참여재판이 오히려 법적인 판단보다는 정서적인 것이 더 많이 작용할 것이라며 오히려 불리하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애엌]
세 사람이 받는 주요 혐의는 무엇인가요?

[기자]
세 사람은 삼성그룹과 문체부 산하 그랜드레저코리아, GKL에 압력을 행사해 장 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각각 16억2800만 원과 2억 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지급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장 씨는 문체부에 허위로 사업보고서를 작성해 7억천만 원의 국가 보조금을 받고 영재센터 자금 3억 원을 더스포츠엠의 운영비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세 사람 모두 대부분의 혐의 사실을 부인했는데 장 씨는 일부 혐의는 인정했다면서요?

[기자]
장 씨는 삼성에 영재센터 후원금 강요한 것을 인정했습니다.

또 영재센터 자금을 횡령한 것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횡령액을 모두 갚겠다고 재판부에 답했습니다.

장 씨가 이렇게 주요 범죄 사실을 인정한 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서도 말씀드렸지만 최순실 씨의 것이라며 특검에 또 다른 태블릿pc를 제출한 것만 봐도 이 사건이 자신이 잘못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최 씨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논리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 씨는 동계스포츠가 금메달 향하고 있어서 도와달라 한 것이라며 강요 혐의를 적극 부인했습니다.

김종 전 차관도 삼성 후원금은 청와대와 삼성 수뇌부가 직접 소통한 것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앵커]
앞으로의 재판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우선 검찰이 제출한 증거서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됩니다.

검찰 측이 증거서류를 제시하고 설명하면 피고인 측이 의견을 내는 방식입니다.

앞서서도 말씀드렸지만 최 씨와 김 전 차관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장 씨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서류증거 조사를 마치면 재판부는 관련 증인들을 차례로 불러 신문하게 됩니다.

검찰 측은 후원 요청을 받은 김재열·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을 비롯한 22명을 김 전 차관 측은 무죄 입증을 위한 증인 4명을 별로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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