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강에서도 '조직적 댓글 알바'…유명 강사 폭로

인강에서도 '조직적 댓글 알바'…유명 강사 폭로

2017.01.16. 오후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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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강에서도 '조직적 댓글 알바'…유명 강사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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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강의업계 유명 수학 강사 '삽자루'(본명 우형철, 53)가 과거 몸담았던 강의업체 '이투스'의 조직적인 댓글 알바 활동을 공개 고발했다.

삽자루는 지난 2015년, 이투스가 불법 바이럴마케팅(댓글알바)를 했다며 스카이에듀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이투스는 삽자루가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고, 법원은 "삽자루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이투스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한 정황이 인정된다"며 삽자루에 126억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지난 7일 과거 이투스 댓글알바로 활동했던 사람이 당시 이투스 측에서 받았던 모든 지시사항 파일을 삽자루에게 넘기면서 삽자루의 '이투스 불법 바이럴마케팅' 의심이 사실로 드러났다. 삽자루는 지난 14일 넘겨받은 자료를 토대로 '이투스에 촛불을'이라는 영상을 통해 조직적인 댓글 알바 관행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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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보면 이투스 측은 알바들에게 일베, 쭉빵, 디씨 등 커뮤니티와 각종 수험 관련 게시판에 특정 강사를 추천하는 게시글을 올리는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 고정된 IP가 아닌 피시방이나 공용 와이파이를 이용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투스 측은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댓글 알바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아이디마다 각각 특정 성향을 부여한 뒤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틈틈이 이투스 강사 추천 게시물을 올리는 방법으로 회원들의 신뢰를 얻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예를 들면, 아이디 'd****'는 반수 중인 문과 남학생이고, 야구에 관심이 있으며 평소에는 야구 관련 소식을 주로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갖는 식이다. 하지만 이 아이디는 물론 실존하는 사람이 아니며, 여러 명이 조직적으로 공유하는 '공용 아이디'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영상에 따르면, 이투스 측에서 관리한 네이버 공용 아이디만 수백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인의 정보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생성한 뒤 이를 여러 명이 공유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불법 행위가 성립된다. 게다가 이투스 측이 네이버 휴면 계정을 홍보에 이용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불법 해킹'의 의혹도 받고 있다. 삽자루는 공개된 아이디 가운데 자신의 네이버 아이디가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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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스는 영상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 9일 홈페이지에 댓글 알바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하지만 삽자루는 사과문에 '문책하겠다'는 말에 주체도 객체도 없다며, 이투스가 미리 사과문을 올린 이유는 단지 삽자루가 이투스 측에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알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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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공개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다. A 씨는 "수만휘(수험 사이트)에서 추천이 많아 이투스 모 강사의 강의를 들었는데, 지금 보니까 속은 기분"이라며 "국정원 뺨치는 댓글 알바 수준"이라고 분노했다.

인터넷 강사들도 불법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우려와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국어 영역 김기덕 강사는 수험사이트 '오르비'에 "영상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명백히 학생들을 우롱한 것이고 기만한 행위"라며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인강 업체 측에서는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표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불법 바이럴 마케팅'은 결국 대형 인터넷 강의 업체에서 '밀어주는 일부 강사'만 살아남게 할 것이며, 강사들이 강의의 질을 올리기 위한 노력보다는 실력이 '홍보'와 '마케팅'에만 힘쓰게 할 것이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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