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자백 강요" vs 검찰 "본질 호도"

최순실 "자백 강요" vs 검찰 "본질 호도"

2017.01.11. 오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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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종 / 문화일보 논설위원, 손정혜 / 변호사, 이종훈 / 정치평론가, 백기종 / 前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앵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론에 나온 유명한 사례 가운데 하나죠.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공범 두 명에게 제안을 합니다.

만약 둘 다 자백하면 가장 낮은 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하겠다, 그리고 한 명만 자백하고, 또 한 명은 부인한다면 자백한 사람은 선처해서 무죄를, 부인한 사람은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구형하겠다.

만약 둘 다 부인한다면 다른 사소한 죄를 걸어서 징역 3개월이라도 구형하겠다라는 제안입니다.

둘을 같은 방에서 신문한다면 두 사람은 하다못해 눈빛이라도 주고받으면서 가장 낮은 형량을 받기 위해 죄를 부인할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둘을 서로 다른 방에서 신문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자신은 무죄를 받기 위해서 또는 상대방이 무죄를 받으려고 자백을 했다면 자신은 무기징역을 받게 되는 만큼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자백할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장시호가 자발적으로 최순실의 태블릿PC를 제출한 것을 두고 장 씨가 '죄수의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최 씨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장 씨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최순실과 장시호. 또 어떤 공방이 이어질까요? 전문가들과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론에서 나오는 아주 유명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일단은 그 얘기 나중에 하고요. 최순실이 이번에 세 번째인가요, 두 번째인가요. 나왔는데 검찰 측에서 새로운 증거를 어떻게 제시했다고 보세요?

[인터뷰]
일단은 수만 페이지의 서증 그러니까 문서 서류를 제출했는데 아마도 그 내용은 PC에 관련된 이메일이라든가 메신저라든가 이런 내용은 당연히 포함됐을 거라고 보이고요.

참고인 또는 지금 피의자로 조사받고 있는 사람들의 진술조서가 제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최순실 측에서 이 진술조서는 강압으로 작성한 거다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자들의 참고인 조서, 진술조서까지 검찰이 빠짐없이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최순실 측에서 증거를 부동의하기 때문에 그 작성된 진술된 사람들을 다 증인으로 신문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최순실 측에서 신청한 증인만 지금 45명이라고 합니다. 그중에 변희재 씨도 있었다가 법원에서 기각됐죠. 증거 가치가 없다고. 그래서 지금 증인들도 많고 그 증인들이 얘기하는 진술조서도 많고 서증도 많은 수많은 증거들이 있어서 증거조사가 하루 만에 끝나지도 못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은 이것도 시간 끌기라고 보면 되는 건가요?

[인터뷰]
그러니까 증인을 하루에 두세 명밖에 못 부릅니다. 시간적으로. 그런데 45명이나 증인을 신문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재판기일을 열어야 됩니까? 이것도 시간 끌기, 버티기 전략, 증거 부동의, 사소한 것도 다 부동의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부동의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안종범 전 수석도 검찰이 압수수색에서 수집한 수첩도 증거로서 부동의한다고 했다고요. 최순실은 원래 모든 걸 다 부인하니까. 그래서 지금 두 사람이 말을 맞췄다라는 그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그런 정황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순실 씨 같은 경우는 KT 인사 압력에 관여한 신 모 씨라는 사람에게 소위 말하면 최순실의 비밀회사죠. 여기에 남아 있는 PC나 자료를 다 정리해라, 이렇게 지시를 했죠. 결국 그 부분은 장시호 씨에게 우리 집에 가서 여러 가지 것들을 다 치워라라는 맥락과 똑같은데.

그다음에 안종범 전 수석 같은 경우에는 바로 김형수 미르재단 이사장이나 그다음에 전 K스포츠 재단 이사장에게 뭐라고 회유를 하느냐면, 진술을 회유를 합니다. 청와대나 안종범, 내가 인사들을 천거했다 이런 얘기들을 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전경련하고 합해서 당신들이 천거를 했다라고 해라. 그리고 진술에 대해서 청와대나 안종범 수석인 내가 관여했다라는 얘기는 일체 하지 말아다오. 이런 형태의 진술 강요를 한 부분이 진술조서에 명백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최순실 씨와 그다음에 안종범 전 수석이 모두 관련된 뇌물이라든가 이런 개입한 상황을 모두 다 허구로 만들어버리는, 청와대나 본인들은 다 빠져버리는 형태의 진술을 회유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상황입니다.

[인터뷰]
검찰이 중요한 증거를 제출했는데 전경련 보고서가 등장을 합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안종범 전 수석이 지시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보고서 내용 중에는 뇌물죄의 대가성의 문제점을 인식할 수 있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전경련에서 이런 재단에 출연하거나 이런 행위를 했을 때 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느냐, 대가성을 인식하고서도 이런 자금출연을 했었는지 이런 부분에 굉장히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저는 궁금한 게 구치소에 다 있잖아요. 안종범도 그렇고 최순실도 그렇고. 그런데 두 사람이 한결같이 증거를 부정하고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 어떻게 가능한 일입니까?

[인터뷰]
두 사람이 변호인은 접견이 되지 않습니까?

[앵커]
변호인끼리 만나서.

[인터뷰]
그렇죠.

[앵커]
그런 건 안 걸려요, 법적으로?

[인터뷰]
그건 약간의 논란의 여지가 있겠죠. 그런데 어찌 됐건 변호인들 간에 서로 소통이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지금 검찰 쪽에서 오늘 흘러나오는 얘기는 그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라는 얘기까지...

[앵커]
흘러나온다기보다는 아마 법정에서 그 얘기를 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인터뷰]
배후설을 얘기했죠. 박근혜 대통령이 배후다라고.

[인터뷰]
이게 뭐냐하면 탄핵 심판은 결국은 재판하고도 연관이 안 될 수가 없거든요. 재판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되는 것들, 혐의 입증 그 부분도 일정 부분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대한 대응 전략이라고 하는 것은 지연 전략 아닙니까? 그걸 지연하기 위해서는 재판 자체도 최대한 뒤로 지연시키는 게 필요하겠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게 쉽게 이해가 되는 겁니다.

그러면 청와대 내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단과 그리고 주요 사건의 행위자들 간에, 변호인들 간의 서로 소통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전체적으로 뭔가 약간 기획에 따라서 일시적으로 쫙 다 움직여가는 것으로 보이고요.

결정적으로 안종범 전 수석 같은 경우에 업무일지 내용은 100% 대통령 지시다라고 검찰 수사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그걸 갑자기 번복하잖아요.

[앵커]
그런데 검찰은 그러잖아요. 4명의 변호인의 입회하에 본인이 줄 쳐가면서 했는데 무슨 얘기냐 했는데. 그런데 저도 좀 그런데 장시호가 PC 제출한 것 말이에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최순실이 굉장히 격분을 했다는 거예요. 뒤통수 맞았다, 이 얘기인가요?

[인터뷰]
그러니까 이게 보니까 장시호 같은 경우는 지금 8살짜리 아이가 있지 않습니까? 초등학생이. 그러니까 장시호가 자녀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자녀를 못 보는 데 대해서 굉장히 큰 슬픔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최순실이 독일에 가 있을 때 장시호한테 전화를 해서 빨리 집에 가서 이런 물건을 치워라 했는데 그 물건이 뭐냐하면 일단 태블릿PC와 그다음에 청와대 마크가 들어가 있는 쌀포대. 그다음에 제이콥스라는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이 했던 화장품 이걸 치우라고 했습니다. 이걸 들고 나오는 게 CCTV에 잡혔어요.

그리고 특검에서 진술을 하다가 도대체 뭘 가져갔냐 하다 보니까 결국에 장시호가 거기에 태블릿PC가 있었다고 해서 그 태블릿PC를 최순득 씨한테 맡겨놓고 갔던 거죠. 결국은 그 부모들이 냈는데 제가 볼 때는 아마 뭔가 이야기는 있었을 겁니다. 지금 왜냐하면 장시호 같은 경우는 횡령죄거든요. 횡령죄 같은 경우에는 변제한다든지 인정을 하게 되면 약해질 수는 있어요. 아마 그런 것들을 고려한 것 같은데 문제는 왜 거기에서 하필 이 세 가지 물품을 없애느냐. 첫 번째 태블릿PC는 굉장히 중요한 증거 아닙니까?

첫 번째 JTBC가 입수한 건 2014년까지 갖고 있었던 거고 이건 2015년 7월에서 11월까지입니다. 그렇다면 그 뒤에 사용했을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쌀 같은 경우는 청와대 마크가 들어있다는 것은 청와대에 왔다 갔다 했다는 거거든요. 그걸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이 화장품입니다. 이 화장품은 장시호도 이야기했지만 그 금고 속에 들어있던 서류가 바로 그 회사의 서류라고 했단 말이죠. 그러면 뭔가 이 회사가 최순실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 아마 그렇게 보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제가 보기에는요, 태블릿PC 같은 경우에는 CCTV에도 포착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그러니까 이 태블릿PC가 CCTV에서 포착이 되니까 특검에서 추궁을 했겠죠. 이게 도대체 누구 태블릿PC냐라고 하니까 진술을 한 것 같고 그리고 일종의 약간 플리바게닝도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검찰 쪽에서, 특검 쪽에서 약간의 설득 과정들이 있었던 것 같고. 그리고 그다음에 최순득 씨 부부가 최순실 씨 만난 과정에서 호소를 했다는 것 아닙니까? 딸만은 어떻게 살려달라라고. 그거하고도 연결이 다 돼 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어제 상황을 어떤 네티즌이 아주 간단하게 정리를 했더라고요. 이모 잘 가.

[앵커]
어쨌든 장시호의 이런 행동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번 청문회 때도 이런 얘기가 비슷하게 나왔는데요. 화면 함께 보시죠.

[김한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동계스포츠 센터 이거 누구 아이디어였습니까?]
[장시호 / 최순실 조카 : 최순실 아이디어, 최순실 이모 아이디어였습니다.]
[김한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센터에서 직위는 뭐였습니까?]
[장시호 / 최순실 조카 : 없었습니다.]
[김한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직위도 없이 동계스포츠센터 설립을 주도했다?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
[장시호 / 최순실 조카 : 저는 최순실 씨가 지시를 하면 따라야 하는 입장이고, 또 이모인 데다가 거스를 수가...]

[앵커]
자백을 하면 장시호가 이런 분위기로 계속 가면 최순실이 더 곤란해지겠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수사적인 말씀을 좀 드리면 조사하는 과정, 그러니까 지금 방금 말씀하셨지만 플리바게닝하고 차원이 다릅니다. 수사협상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자백을 하고 내가 주범이 아닌 종범이 될 때는 구형에 있어서 상당히 차이가 있고 구형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서 나중에 선고 양형에 미치거든요.

수사협상 이 부분이 먹혀들어가고 있다고 보고 지금 말씀드렸지만 나는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거스를 수 없었다라고 하는 부분이 전략적인 차원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았다라고 보고요. 굉장히 이 부분 같으면 최순실 씨가 더욱 곤궁에 빠질 확률이 더 높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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