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 선 '장수풍뎅이 연구회'...집회가 아니라 축제다

광장에 선 '장수풍뎅이 연구회'...집회가 아니라 축제다

2016.11.14.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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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집회에서 혹시 이 귀여운 깃발 보셨나요?

장수풍뎅이 연구회도 집회에 나왔습니다.

[장수풍뎅이 연구회 : 범죄자는 퇴진하라, 범죄자는 퇴진하라!]

깃발을 본 시민들은 "오죽 답답했으면 장수풍뎅이 연구회까지 거리로 나왔겠느냐", "이분들이 마음 놓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어서 사태를 해결해달라"며 웃음 지었는데요.

뜻밖의 관심에 장수풍뎅이 연구회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정체를 밝혔습니다.

실제 장수풍뎅이 연구자들이 아니라 단순한 집회 참가자들의 모임이었다고 합니다.

"기존의 낡은 방식을 지양하고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방법"으로 "아무 이유 없이 모임 이름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하네요.

깃발이 너무 귀엽다는 반응에는 "밑에 서 있는 사람들 보시면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라는 말로 또 한번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른바 '장풍연'의 활약으로 4차 집회에는 재치있는 모임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경련을 풍자한 '전국견주연합' 전견련, 민주노총을 연상시키는 '민주묘총'은 벌써 패러디 로고까지 만들어졌고요.

민주사회를 위한 '애견인' 모임, 국제 '햄네스티'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과거 시국 집회가 다소 비장하고 과격한 성격을 띠었다면 최순실 사태로 촉발된 이번 촛불집회는 남녀노소 누구나 뜻을 나눌 수 있는 축제의 성격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재치와 자발성 덕분에 더 많은 촛불이 광화문으로 모여들었고 지치지 않고, 다투지 않고 밤새 불을 밝혔습니다.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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