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같은 총격전...피해망상이 부른 참극

악몽같은 총격전...피해망상이 부른 참극

2016.10.22. 오전 05:0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총격범 성병대가 사제 총기를 난사해 경찰관 한 명이 목숨을 잃은 지난 19일 저녁, 서울 오패산 터널 주변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극심한 생활고가 경찰 감시 때문이며 부동산 중개인이 자신을 암살하려 한다는 엉뚱한 망상은 결국 악몽 같은 범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퇴근길 터널 앞에서 총성이 울립니다.

경찰관 한 명이 쓰러져 있고, 총성이 이어집니다.

[목격자(지난 19일) : 지금 한 분이 뒤에 누워 계세요. 경찰분이….]

총격범 성병대가 쏜 사제 총에 맞은 김창호 경감은 결국 순직했습니다.

또 부동산 중개인 67살 이 모 씨를 노린 총알은 빗나가 70대 행인을 맞췄고, 이 씨는 둔기로 폭행당했습니다.

[목격자(지난 19일) : 말려야지. 저렇게 세게 때리는데…. 119 불러.]

성병대는 이 씨를 살해하려고 마음먹고, 경찰과의 총격전까지 대비했습니다.

[성병대 / 총격 사건 피의자 : 그런 총격전은 대비했던 거고, 뭐 이제 부동산 사장을 제가 죽일 생각을 했는데….]

두 달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입니다.

[성병대 / 총격 사건 피의자 : (총은 언제부터 만들기 시작했어요?) 두 달 전부터 만들었습니다.]

성병대는 지난 6월부터 석 달 동안 구청에서 긴급생계비를 지원받을 만큼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습니다.

전과 7범은 이런 생활고가 경찰의 감시 때문이라고 믿었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 경찰 때문에 직장 구하기가 어렵네요. 이 정도 수준으로 말했어요.]

경찰이 부동산 중개인 이 씨와 누나 등 주변 사람들을 이용해 자신을 위협한다는 망상은 결국 끔찍한 범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성병대 / 총격 사건 피의자 : 이사한 집은 부동산 사장이 저희 누나한테 소개해준 집이거든요. 그런데 그 집에 가게 되면 가스 폭발사고로 인해서 제가 암살될 수 있어요.]

경찰은 구속된 성병대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하고 사제 총을 만든 경위를 확인하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사건을 넘기기 전에는 오패산터널 입구 등에서 현장 검증을 벌여 구체적인 범행 과정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