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같은 관리비 고지서...'0원'의 정체는?

깨알 같은 관리비 고지서...'0원'의 정체는?

2016.10.22.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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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 매달 관리비 고지서 받아보실텐데요.

명세서의 깨알 같은 항목, 잘 이해가 되시나요?

잘 납득이 안 가는 이 명세서 항목에 의혹을 제기하고 외부의 공정한 감사를 받기를 원하는 아파트 주민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광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부산의 한 작은 아파트 단지.

20년 넘게 이 아파트에 살았다는 이영미 씨.

여느 때처럼 관리비 고지를 살펴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영미(가명) / 아파트 주민 : 여기 보면 관리비 외 수익 내역에 창고임대 수익이라는 게 0원으로 잡혀있어요. 이 0원에 의혹이 생겨서.]

그동안, 창고 임대 수익 내역을 살펴보니 1월부터 6월까지 꾸준히 입금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현재 지하 1, 2층에 11개의 창고가 있습니다.

창고 하나에 보증금 20만 원에 임대료 15만 원.

그러나, 7월 고지서 내역입니다.

유난히 작은 글씨로 적혀진 관리비 내역에는 창고 수익 '0원'.

입주민들은 당시 관리소장에게 임대 수익 현황 공개를 요청했지만,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영미(가명) / 주민 : 그랬더니 (창고 임대를) 11개 중에 4개를 하고 있다고. 그러면 60만 원이라는 수익금이 들어와야 되잖아요. (제가) 제로로 잡혀있네요 라고 했더니 소장님이 처음 알았다는 듯이 약간 오버 액션이죠. 그래요? 하면서.]

우리는 10월 초 새로 부임한 관리소장을 만나봤습니다.

[현 관리소장 : 어떤 때는 75만 원 들어오기도 하고, 어떤 달은 작게 들어오면 (없을 때도 있고요.) (그게 달마다 다른 거예요?) ....]

관리소장과 함께 아파트 관리에 책임이 있는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도 만나봤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 임대료를 관리소에 안 냈기 때문에 0원이 되는 거죠. (관리소장님은 15만 원씩 5개이기 때문에 75만 원이라고 말씀 하셨는데) 나는 45만 원이라고 들었는데요. 나는 경력도 없고 74살인데.]

주민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건 이게 다가 아닙니다.

[박은정(가명) / 아파트 주민 : 똑같은 관리비를 내는데 왜 우리 살림살이는 하나도 고쳐지지 않고 그렇게 사는 지 그게 너무 의심스러워서 정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 주민들은 관할 구청에 민원을 넣은 상태.

과연, 구청에서는 감사가 가능할까?

[구청 담당 공무원 : 회계 감사 부분은 별도의 회계 법인에 의뢰해서 회계감사를 받으면 됩니다. 모든 걸 구청에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습니까?]

결국 현행 법으로는 담당 구청도 손쓸 도리가 없는 상황.

[박석만(가명) / 아파트 주민 :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외부 회계 감사를 통해서 투명하고 공신력 있는 그런 감사를 한 번 해보자. 그게 제일 중요한 동기입니다.]

YTN 이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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