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법' 그 후...이젠 살 만하십니까?

'세 모녀법' 그 후...이젠 살 만하십니까?

2016.10.07.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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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던 엄마와 두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른 '송파 세 모녀' 사건 기억하시나요.

그런 비극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법이 바뀌었고 시행된 지 벌써 1년이 넘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송파 세 모녀법' 즉 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자로 선정돼 근근이 버텨온 조영래씨 가족.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 이후 빠듯한 수급비가 더 쪼그라들었습니다.

[조영래 /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 아드님이 돈을 많이 법니다. 아드님이 돈을 많이 벌어서 한 달에 40만 원 부양비가 나올 겁니다. 그런 얘기를 해요.]

5년 전쯤 집 나가 연락이 끊기 막내아들이 어디선가 돈을 벌고 있는 게 확인됐는데 그 아들이 매달 어느 정도 부양비를 주는 것으로 간주하고 빼겠다는 겁니다.

[조영래 /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 (아들한테 도움받으셨어요?) 안 받았죠. 받을 수가 없죠. 아들하고 연락도 안 되고 혼자 저렇게 떠돌이 생활 하는데….]

아들한테 받지도 않은 부양비 때문에 조씨가 1년 4개월 동안 깎인 수급비는 4백만 원이 넘습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최희철 할아버지는 전쟁 후 30여 년 만에 국가유공자로 인정됐고 4년 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도 선정됐습니다. 그런데,

[최희철 / 베트남 참전 용사 :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그만뒀죠. (왜요?) 아무 혜택 받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국가유공자로 받는 지원금과 기초생활 수급비 중 하나만 선택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최희철 / 국가유공자 : 국가를 위해서 젊었을 때 일한 대가로써 지금 이런 병을 얻고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그걸 겸해서는 안 되고 그러면 많이 고마우면서도 섭섭한 점이 많죠.]

이른바 쪽방촌에 사는 김호태 할아버지는 수급비에서 기초노령연금을 빼고 주는 게 영 불만입니다.

[김호태 / 기초생활 수급자 : 노령연금 20만 원이 (매달) 25일 날 나와 나오면, 수급비 나올 때 20만 원 싹 공제해 버려. 그러니까 이게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 돼 버린 거지.]

'세 모녀법' 개정 이후 복지 사각지대가 크게 줄었다며 성과를 말하고 있는 정부가 현장에서 들려오는 불만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있는지 스스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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