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카드 도난"...거짓 분실 신고로 돈 챙겨

"해외에서 카드 도난"...거짓 분실 신고로 돈 챙겨

2016.09.30. 오후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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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 명의로 몰래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뒤 해외에서 도난당했다며 카드회사에 돈을 물어 달라고 요구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남성은 카드 주인인 누나 흉내를 내면서 카드 회사 직원들을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보도에 차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카드회사에 근무하는 채 모 씨는 지난달 한 여성 회원에게 신용카드 분실신고를 받았습니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 직접 만나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다짜고짜 화부터 냈습니다.

[정 모 씨 / 피의자 : 지금 나 갖고 장난하는 거야 뭐야. 그쪽에서 지금 안된다고 얘기를 하는데!]

알고 보니 채 씨와 통화한 사람은 여성이 아닌 카드 주인의 남동생 정 모 씨였습니다.

[채 모 씨 / 카드 회사 직원 : 전혀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본인이 임신해서 못 만난다. 시간이 없다면서 만약 몸에 이상이 생기면 카드회사가 책임질 거냐(라고 압박했습니다.)]

정 씨는 지난해 4월부터 1년여 동안 누나와 매형 등 가족 이름으로 신용카드 8장을 몰래 만들었습니다.

카드를 일본에서 실컷 사용하고는 카드 회사에는 도난당했다며 거짓 신고를 했습니다.

해외에서 카드를 분실한 경우 카드회사가 실제 사용자를 추적하기 어려워 사용한 금액을 대신 물어 준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정 씨는 이런 식으로 140여 차례 걸쳐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한 뒤 카드회사로부터 4천6백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정 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데도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을 사며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결국 일가족 3명의 분실 카드가 모두 일본에서 사용된 점을 수상하게 생각한 카드회사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김정철 / 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기존에 이런 범행을 하자는 모의들은 많이 이뤄졌지만, 실제로 이번처럼 범행을 한 건 처음입니다.]

경찰은 정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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