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연기에...‘강도 자작극' 들통

어설픈 연기에...‘강도 자작극' 들통

2016.09.30. 오후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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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재근 / 사회문화평론가, 강미은 /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손정혜 / 변호사, 백기종 / 前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앵커]
은행 경비업체의 직원이 친구와 강도 자작극을 벌여서 1억 원 가까운 돈을 훔쳤다. 무슨 얘기입니까, 팀장님?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난 23일 밤 11시에 경비업체에서 일하는 직원이 강도를 당했다고 신고가 들어옵니다. 그래서 경찰이 출동을 했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니까 강도가 밤 10시 반에 카드가 기계에 걸렸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그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서 출동을 했는데 그런데 이때 출동을 할 때 어떤 거냐면 그 현장에 5개의 현금인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강도가 낭심을 차는 바람에 쓰러졌는데 9400만 원 정도, 4개에서.

[앵커]
나한테 열쇠를 뺏어서 열었다는 거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래서 9300만 원을 강취해 갔다 이렇게 합니다. 그런데 출동을 한 관악경찰서 강력팀에서 이 CCTV를 검색해 보니까 이상한 모습이 있습니다. 어떤 거냐면 지금 신고를 했던 보안업체, 경비업체 직원이....

[앵커]
신고를 받았던, 그렇죠?

[인터뷰]
신고를 했습니다, 이 경비업체 직원이.

[앵커]
경찰에.

[인터뷰]
강도를 당했다고. 그래서 CCTV, 폐쇄회로 TV를 보니까 갑자기 일어나는 모습이 찍힙니다. 이게 어떤 거냐면 부스에 반사가 된 CCTV에 찍혔는데 이게 뭐냐. 나중에 보니까 바로 강도가 이걸 돌려놓은 겁니다.

[앵커]
뭐를요, CCTV를?

[인터뷰]
이 CCTV 카메라를. 그런데 피해를 당했으면 또 낭심을 차였다고 하면 엎드려 있거나 구부려 있고 굉장히 힘들어야 되는데 반듯이 누워있는 모습. 이런 걸 강력팀에서 의심하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은 주변의 CCTV를 보니까 그 현장에 포착이 된 또 다른 남성이 화장실에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모습씨.

[앵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동일한 남성이 포착이 됩니다. 그래서 결국은 이게 뭐가 문제가 있다고 그래서 경비업체 직원을 상대로 수사를 하는데 결국은 두 시간 반 만에 자백을 받습니다.

[앵커]
둘이 친구였다?

[인터뷰]
네. 친구였고 우리가 공모를 했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데 여기까지 개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재미있는 이야기를 더 해 주시죠.

[인터뷰]
이게 사실은 미리 둘이서 짠 겁니다. 뭐냐하면 노 모 씨하고 김 모 씨. 23세, 24세 된 남성이 결국은 5개월 전에 만난 친구인데 한탕 하자 이겁니다.

[앵커]
요새 고등학교 친구들이 사고를 많이 쳐서 고등학교 동창인 줄 알았는데.

[인터뷰]
그렇게 했는데 이게 굉장히 어설픈 겁니다. 그러니까 낭심을 맞아서 쓰러져 있는 모습 그다음에 CCTV를 돌렸는데 사실은 그 CCTV에 반사된, 투영이 돼서 찍힌.

[앵커]
그러니까 유리에 반사된 모습이 CCTV에 나왔다는 말이죠.

[인터뷰]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전부 체포가 돼서 구속이 된 사안입니다.

[앵커]
그런데 참 나름대로 생각은 열심히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것까지 생각을 못 했네요.

[인터뷰]
CCTV를 돌린다고 돌렸는데 반사시키는 거.

[앵커]
뿐만 아니라 낭심을 맞으면 남자들이 다 아는 고통 아닙니까? 그러면 정신이 없어서 배를 움켜쥐고 있어야 되는데 똑바로 누워있다는 거, 이거. 참 그렇군요.

[인터뷰]
그러니까 나름대로 불꽃연기를 펼쳤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굉장히 어설펐다 이렇게 되는 거죠.

[인터뷰]
저는 관악경찰서 강력팀의 촉이라고 보통 하거든요. 촉이 굉장히 발동을 한 겁니다. 왜냐하면 CCTV 자체 화질이, 화소가 낮은 CCTV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심을 맞았다고 하는 사람이 편안한 자세로 누워있다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의심을 해서 결국은 밝혀낸 것입니다.

[인터뷰]
이게 문제가 현금인출기 같은 데서 밤에 문제가 있다고 신고를 했을 때 경비하는 분이 한 명이 출동하는 시스템이라는 거예요.

그러면 그 한 명이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이런 사건이 다시 터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출동을 두 명을 시켜야 됩니다. 저도 옛날에 밤 12시쯤에 인출기에서 제가 넣은 카드가 안 나와서 신고를 했는데 한 명이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인터뷰]
모방범죄도 중요하고 이걸 막으려면 결국 시스템도 바꿔야 되는데 문제는 현금인출기를 관리하는 이 업체가 이 언론보도가 들어가기 전까지는 문제된 이 사람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있다가 이제야 직위해제했다고 하는 겁니다. 이런 사람을 뽑을 때는.

[앵커]
이거 범죄행위인데.

[인터뷰]
그런데 범죄행위인데 스스로 이것들을 알려주지 않으면 우리는 알 길이 없었다고 하는데 경찰에서 통보 안 한 것도 사실은 문제인 것 같고 이 직원이 이걸 스스로 가서 얘기를 해서 뭔가 조치를 안 한 것도 문제지만 이렇게 믿을 수 없는 사람을 채용한 것도 업체의 문제일 것이고 이런 부분을 뒤늦게 인지한 것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여기에는 또 숨은 이야기가, 슬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 모 씨, 23세 된 학생이 사실은 대학을 다니다가 중퇴를 했습니다.

[앵커]
경비업체 직원이에요?

[인터뷰]
아닙니다. 공범이. 그런데 뭐냐하면 군대를 제대를 하고 뭔가 일을 열심히 해 보려다가 안 되니까 결국 다단계 회사를 들어가서 거기에서 빚을 지게 됩니다.

이게 범죄의 동기가 됐고요. 또 한 사람도 역시 대학을 다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대학을 다 못 다니고 결국은 경비업체에 들어갔는데 대학을 다닐 때 학자금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학자금 대출을 또 빚을 져서 빚을 갚는 그런 부분이 있어서 뒷말에 의하면 그런 부분 때문에 상당히 범죄에 기인한 요인이 됐다는 측면이 알려지면서 가슴이 아픈 그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앵커]
그게 지금 우리 청년들의 현실, 사회 구조 현실에 아주 부정적인 측면을 비추는 것 같아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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