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성분 치약, 관리대책 없는 정부 책임"

"가습기살균제 성분 치약, 관리대책 없는 정부 책임"

2016.09.27. 오후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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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성분 치약, 관리대책 없는 정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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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성분 치약, 관리대책 없는 정부 책임”

- 다양한 경로로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큰 위험
-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 알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
- CMIT/MIT 성분, 알레르기 환자들에게 더 위험할 수 있어
- 어느 제품, 노출량은 얼마나 등에 대해 관리 대책 없는 게 문제
- 살·생물제 등 소량이라도 치명적인 물질은 별도 법으로 따로 관리해야
- 현황파악 먼저, 농도 수준 파악되면 안전성 판단한 후 제품 시판 돼야
- 국내 여건 고려되지 않은 외국제품 사용은 위험할 수 있어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27일 (화요일)
■ 대담 : 임종한 인하대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또 가습기 살균제 성분 논란입니다. 이번에는 치약인데요. 치약은 입속에 직접 들어가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지만, 제조사는,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들어있는지 몰랐다. 물로 헹궈내면 문제가 없다.’ 이렇게 해명하고 있습니다. 정말 괜찮은 걸까요?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죠. 인하대의대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임종한 인하대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이하 임종한)>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문제가 된 치약, 워낙 대중적인 제품이라 누구나 한 번쯤은 사용해 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가장 궁금한 것부터 여쭤보죠. 문제가 된 성분, CMIT/MIT인데요. 정말 물로 헹궈내면 괜찮은 겁니까?

◆ 임종한> 아무래도 헹궈내면 섭취량이 감소해 CMIT/MIT 독성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더라도 일부는 섭취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 섭취를 통해 체내에 흡수된 CMIT/MIT가 독성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최영일> 배제할 수 없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도 양치하다가 실수로 가끔 넘어가거든요. 조금이라도 먹는 경우가 있을 텐데요. 말씀하신 대로 체내에 쌓입니까?

◆ 임종한> 어린이들의 경우 특히 더 섭취하게 되고요. 섭취를 하면 소화기를 통해 흡수되고, 전신 순환을 통해 다른 장기들에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 최영일> 이번에 회수 대상 11개 제품에 CMIT/MIT가 미량 들어갔다고 하지만, 외국과 달리 우리 정부 규정에 따르면 치약제품에 이 성분이 조금이라도 들어가서 안 된다는 거죠?

◆ 임종한> 지금 그런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 최영일> 이 규제에는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들어가선 안 된다.

◆ 임종한> CMIT/MIT가 들어간 제품이 굉장히 많이 있을 겁니다. 치약도 그렇고 구강 청결제의 경우도 가능하고요. 물티슈도요. 여러 경로를 통해 이 물질에 노출되는데요. 흡수가 되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노출되었던 CMIT/MIT가 체내에 들어와 노출량이 많아지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체내에서 독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요. 지금 어느 제품에서 CMIT/MIT가 들어있는지 잘 파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회사조차도 제조사가 정보를 주지 않아 잘 몰랐다고 하는 상황인데요. 소비자는 더 말할 수 없이 그에 대한 정보를 가질 수 없겠죠.

◇ 최영일> 말씀하신 대로 제조사가 몰랐다고 면피하면 지금 가습기 살균제에 이어 치약인데요. 구강 청결제나 다양한 제품에 소량, 미량이라도 포함될 수 있다는 거죠?

◆ 임종한> 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노출되면 그것 자체가 체내에서 노출량이 많아지게 되고, 체내에서 독성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최영일> 얼마나 접하고 있는지 자체를 모르는 것이 큰 문제군요.

◆ 임종한> 포인트가 그렇습니다.

◇ 최영일> CMIT, MIT 성분과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 말고 특정 질환이 있는 분들 있잖아요? 어떤 경우에 위험한 연관관계가 있나요?

◆ 임종한> CMIT/MIT 경우 알레르기 물질로 작용하기에 특히 알레르기에 대한 악화 효과가 있습니다. 천식,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경우 노출이 많이 될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요. 구강으로 섭취된 경우라도 몸에 염증 반응이 있고 그것이 폐 염증 반응과 더불어 폐 손상을 가져줄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 동물 실험을 통해 살균제를 구강 섭취를 통해 노출되었을 때도 폐 손상이 나타났기에, 이런 것까지 고려한다면 특히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분이나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분들, 폐 손상 있는 분들의 경우 추가적 노출, 작은 노출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최영일> 알레르기 환자들에게 위험할 수 있고요. 폐 손상을 말씀하셨는데요. 옥시 사태가 최근 본사에서 인정하고 사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국내에서 논란이 있는 것은 폐 손상만으로 등급을 판정한 것이 문제 있다.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 이 문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대목인가요?

◆ 임종한> 지금 연구 중에 있습니다. 폐 이외 다른 장기 이동 가능성, 다른 장기에서 독성이 나타난 기전을 고려하고요. 피해자들 중에서 이런 임상 증상을 가진 분들을 조사해 폐 이외에 다른 영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최영일> 결과가 나와야겠군요. 이렇게 문제가 되자, 아모레퍼시픽은 제조업체에서 받은 치약 원료에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들어있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는데요. 교수님께서 짚어주신 것이, 종합적으로 어떤 제품을 통해 얼마나 이것을 접하는지 모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셨는데요. 이걸 단지 제조사만의 문제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판매를 허가해 준 식약처의 책임이 더 큰 겁니까?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임종한> 제조사도 제품 속에 들어 있는 유해 물질 정도를 판매 회사에 전달해주도록 법적으로 되어 있고요. 관리 부서인 식약처도 지금 제품 사용과 관련해 CMIT/MIT가 노출되었을 때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사전 정보와 관리가 필요한 부분인데요. 어느 제품에 들어가 있는지, 노출량이 어느 정도인지, 전체적으로 다 노출되면 시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한 전반적 관리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부분적으로 적정 농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에 좀 어려운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외국과 같이 살생물제에 대한, 소량이라도 시민들의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에 별도의 법으로 따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인데요. 우리는 아직 그렇게 되어있지 않습니다.

◇ 최영일> 말씀하셨는데요. 우리 주변 화학물질이 함유된 생필품들이 워낙 많다 보니 가습기 살균제가 논란이 된 이후에 지금 정부가 살생물제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여러 달 전에 인터뷰한 기억이 나는데요. 어떤 대책이 구체적으로 필요하다고 보세요?

◆ 임종한> 일단 살생물제에 해당하는 제품, 종류에 대한 부분이 파악되어야 하고요. 이 제품이 다 등록되고 용도에 따라 어떤 제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파악되고, 농도 수준이 파악되어 안전성 담보가 되는 것인지,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평가된 후에 제품이 시판되어야 시민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살생물제 법이 마련되어 사전에 안전성에 대한 부분이 확실하게 담보된 상태에서 이들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최영일> 끝으로 한 가지만 여쭤볼게요. 소비자 입장에서 치약이 이렇게 문제다, 일단 구매와 사용을 회피하지 않겠습니까? 수입제품을 써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CMIT/MIT 성분 사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수입 제품을 써도 괜찮을까요?

◆ 임종한> 그 나라에서 사용되는 물품, 여러 제품에서의 노출 수준, 그 나라 국민들이 가진 특성 등을 다 고려해서 제품의 안전성이 판단되기에 제가 보기에 국내 여러 가지 여건이나 이런 것이 고려되지 않고 외국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라 제가 보기엔 식약처가 거기에 대한 관리 지침을 곧 낼 텐데요. 이에 따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최영일> 식약처의 관리 지침을 따르는 것이 좋다. 무분별한 수입품 사용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임종한>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임종한 인하대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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