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제재 사례 될라"...뒤숭숭한 공직사회

"첫 제재 사례 될라"...뒤숭숭한 공직사회

2016.09.27. 오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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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영란법' 시행이 다가오면서 가장 긴장하고 있는 건 공직자 사회입니다.

'내가 첫 제재 사례가 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에 이미 외부와의 식사 약속은 거의 실종됐고, 특히 정부청사가 있는 공무원의 도시 세종특별시는 도시 전체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부청사와 가까운 한 한우전문 식당입니다.

이 식당은 이달부터 만5천 원짜리 '한우정식' 메뉴를 내놨습니다.

김영란법을 의식해 이윤을 좀 줄여가며 만든 식당의 고육책입니다.

그런데도 빈자리가 많습니다.

[이민구 / 한우식당 영업부장 : 8월 중순~말 사이에 손님이 줄기 시작해서 심할 때는 평소의 1/5 수준입니다.]

평소 예약 없이는 식사하기 힘들었던 곳이, 세종에서는 요즘 이 정도입니다.

불안한 공무원이 그만큼 안 움직인다는 이야기입니다.

뭘 해도 되고 뭘 하면 안 되는지 교육은 받았지만, 괜히 트집잡힐까 걱정인 겁니다.

[00부 공무원 : 불안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오해를 받을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물론 '잘 되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00부 공무원 : 요즘에는 (김영란법으로) 설명을 하면 많이 알아듣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공무원의 민원 처리에 좋은 점이 있지 않나…]

김영란법이 가져올 외부와의 활동 제약이, 세종의 고립을 더 깊게 할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00부 공무원 : 개인적인 관계의 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직무 관련성 있는 사람과는 공식적인 만남을 더 하게 될 거고요.]

여기에 전국의 이른바 '란파라치'가 세종으로 몰리면서 석 달짜리, 여섯 달짜리 사글세가 올랐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 정도로 도시는 흉흉합니다.

세종시에 정부청사가 들어선 지 3년째인 지금!

어느 정도 살만한 인프라가 형성돼 '활기'를 띄었던 도시 전체가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위축되고 있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YTN 이승훈[shoony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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