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함에 상처받고 맞기까지...멍드는 영웅들

참혹함에 상처받고 맞기까지...멍드는 영웅들

2016.09.25. 오전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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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급상황에 가장 먼저 출동하는 것이 소방대원이지만 이틀에 한 번 꼴로 시민들에게 폭행을 당합니다.

1년에 7번 이상 참혹한 현장을 목격하는 소방관들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리질환을 앓을 확률이 일반인보다 10배 이상 높지만 이들을 위한 소방병원건립은 지난해 무산됐습니다.

홍상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틀에 한번 꼴로 이유 없이 시민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1년에 7번 이상 참혹한 현장을 목격하는 소방관은 심리질환을 앓을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10배나 높습니다.

[김정윤 /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 : 일산화탄소 중독은 그 자체가 뇌허혈성질환이랑 연관이 있다라고 하고요. 화학적 유해 입자뿐만 아니라 물리적 유해입자나 심리적유해인자가 또 있는데요. 물리적 유해인자는 고열에 노출이 된다거나 아니면 화재현장에서 또 머리라던가 다른 신체부위를 다치는 외상을 입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것 또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인자가 될 수 있겠고요. 또 심리적으로는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환경에 계속 일하게 된다는 것이 있겠습니다.]

9년 동안 화재진압과 구조대원으로 현장을 누볐던 김 모 소방관 역시, 심리적 압박으로 하루에 2시간 밖에 잠들지 못하는 수면장애를 겪다 최근 휴직을 신청했습니다.

[김 모 소방관 / 9년차 소방관 : 망치로 머리를 딱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나고서 심장은 두근두근 거리고 이제 그러고서 한 2~3일 동안 그 애 얼굴이 계속 생각이 나는 거예요. 뭐 좀 그런 거죠. 심적으로 많이 나약해지는 것 같아요.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평소 때는 그래도 약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럴 때마다 마음이 좀 많이 흔들리는데 다시 또 예전처럼 강해지게 됐으면 좋겠죠.]

황윤상 대원은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공무원관리공단에서는 업무와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1992년 내무부 때부터 논의됐던 소방전문병원은 이례적으로 은행권 노사가 332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국민안전처가 나머지 재원 마련에 난색을 표하면서 없던 일이 됐습니다.

[표창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소방관의 처우개선은 바로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소방관들이 의지로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 라고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멈칫거리게 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결국 누가 나를 보호해 주지? 소방관이 직무에 임 할 때 얼마나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그리고 용기 있게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뛰어들 수 있느냐, 없느냐로 연결되기 때문에 국민의 이익과 직결됩니다.]

YTN 홍상희[sa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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