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안 보여요"...대학생 절반 이민 고려

"희망이 안 보여요"...대학생 절반 이민 고려

2016.09.20.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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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보도 걱정이지만 현재 대학생들에게 더욱 절박한 것은 미래에 대한 끝없는 불안입니다.

취업은커녕 당장 아르바이트도 쉽지 않은 현실에 아예 절반은 이민을 생각하고 있고,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느끼는 대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학교 2학년생 조성민 씨는 매일 3시간씩 식당에서 꼬박꼬박 일합니다.

취업을 생각하면 당장 1분 1초가 아깝지만 학비와 월세를 생각하면 쉴 틈이 없습니다.

아직 졸업은 멀었지만 팍팍한 현실에 걱정이 앞섭니다.

[조성민 / 연세대 사학과 2학년 : 미래가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취업도 잘될지 안될지 예측이 안 되고 잘 모르겠다는 마음 때문에 불안함이 큰 것 같아요.]

이처럼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미래는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훨씬 짙었습니다.

심지어 대학생 절반 이상은 이민을 생각했고, 그 이유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좌절감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늦어진 취업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입니다.

대학생들의 한 달 평균 생활비는 49만 원, 매달 취업 준비를 위한 비용도 38만 원이 들어갑니다.

여기다 (장학금을 제외한) 한 학기 평균 등록금도 191만 원에 달하면서, 한 명당 평균 162만 원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대학생 10명 가운데 8명은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서하빈 / 연세대 아시아학부 3학년 : 학년이 올라가면서 독립하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독립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잖아요. 근데 취직은 어려우니 그런 측면에서 경제적 어려움이 좀 있죠.]

그렇다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메워나가기도 녹록지 않은 현실입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시급에 아예 돈을 받지 못하는 등 대학생 10명 가운데 3명은 부당대우를 당했습니다.

[황진혁 / 연세대 경제학과 2학년 : 야간에도 기본 시급만 받고 일하는데 사장님한테 잘릴까 봐 말할 수도 없고, 그냥 그렇게 하는 걸 봤어요. 그 친구는 지금도 최저 시급 받고 야간에 일해요.]

대학생들의 고단한 삶은 심리에도 고스란히 묻어났습니다.

대학생 58%는 외로움을, 5명 가운데 1명은 자살 충동을 느꼈습니다.

[김주호 /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 : 정부에서도 일자리 정책이 청년 문제 해결 근본 대책이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대책을 아홉 차례 발표했는데도 청년 실업 등 실제 지표는 안 좋은 방향으로….]

대학생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지 않도록 좀 더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해 우리 사회가 머리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YTN 박서경[psk@ytn.co.kr]입니다.

■ 이번 설문조사는 YTN과 사단법인 '청년과 미래'가 공동기획해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전국 4년제 대학생 5,152명을 대상으로 현장 대면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신뢰도는 95%, 오차범위는 ±1.37%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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