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은 직장 찾지 말길"...서울대 이색 졸업 축사

"너무 좋은 직장 찾지 말길"...서울대 이색 졸업 축사

2016.08.29. 오후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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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권, 전남 여수 애양병원 명예원장

[앵커]
"Stay Hungry, Stay Foolish" , 늘 갈망하며 우직하게 나아가라. 2005년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젊은이들에게 남긴 축사 중의 한마디입니다. 지금까지 회자 되고 있는데요.

이번에 졸업한 서울대 학생들에게도 가슴 진한 얘기를 해주신 분이 있습니다. 34년간 소록도 봉사를 해오신 김인권 명예원장, 지금 전화로 연결돼있습니다. 김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김인권입니다.

[앵커]
졸업식에서 하신 말 중에 제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너무나 좋은 직장을 찾지만 말라고 조언하셨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의미입니까?

[인터뷰]
지금 모든 것이 경쟁적이라서 너무 좋은 직장이라는 것은 누구나 원하는 직장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내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서 좋은 직장을 갖더라도 똑똑한 후배가 오고 서로 경쟁적이고 하면 거기서 좌절하게 되고 또 서로 상대방을 깎아내리기 위해서 험담도 해야 되고 인간성이 회복되지가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좋은 직장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겉으로 봐도 발전도 별로 내 개인의 발전도 없고 서로의 인성 개발에는 참 어렵지 않나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앵커]
저는 원장님 말씀을 충분히 이해를 했는데요. 졸업생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궁금한데요.

[인터뷰]
반응이야 뭐 서로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고 아니면 너무 일류지향적으로 가는 사람들에게는 좀 그럴 수도 있죠.

[앵커]
지난 30여 년간 한센병 환자를 치료를 해 오셨습니다. 의사로서 봉사라는 선택을 하게 된 이유 그리고 여기에 오랜 기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왔습니까?

[인터뷰]
사실은 제가 그런 애양원에 갈 때는 경쟁이 하나도 없었어요. 서로 오라고 하는 판에 갔기 때문에.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는데 주위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는 적었습니다, 경쟁력이 낮았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한센 환자들과 같이 일할 수 있었고요.

저희 애양원에서는 한센 환자 외에도 일반 정형외과적인 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같이 치료했기 때문에 저희가 의사로서 이렇게 다양한 환자를 볼 수 있어서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고요. 일이 많았으니까 또 바쁘기 때문에 다른 것을 생각할 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제가 사실은 가장 궁금한 질문이 원장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었나 이 질문입니다.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인터뷰]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맨 처음부터 사실은 여러 사람이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내 고집으로 갔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물론 중간중간에 조금 마음의 동요는 있었지만 내가 내 결정에 의해서 직업을 선택했고 이 자리를 원했다 하는 그런 의지 때문에 여태까지 쭉 견딜 수가 있었던 것이 제일 큰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앵커]
내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으로 알아듣겠습니다. 김인권 전남 여수 애양병원 명예원장님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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