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벽 철거 3년...되살아난 태안 생태계

옹벽 철거 3년...되살아난 태안 생태계

2016.08.28. 오후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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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안해안 하면 여전히 기름 유출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 계실 텐데요.

하지만 방파제용으로 만든 콘크리트 옹벽을 3년 전 철거한 뒤에 눈에 띄게 해안 생태계가 되살아났다는 소식입니다.

보도에 양시창 기자입니다.

[기자]
멸종위기 2급 동물인 표범장지뱀들이 콘크리트 옹벽 앞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벽을 따라 빙 돌아가기도 하고 암벽을 타듯 벽을 오르기도 하지만 이내 고꾸라집니다.

방파제 기능을 위해 쌓았던 옹벽이 오히려 생태계 환경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 겁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은 지난 2013년 일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 옹벽을 철거했습니다.

[신대섭 / 국립공원관리공단 주임 : 해안 옹벽 철거에 대한 일부 주민의 반대가 있었지만,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후 복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3년이 지난 태안 해안은 확 달라졌습니다.

콘크리트 대신 설치한 나무 울타리가 해안침식을 막아주면서 모래 두께는 5㎝ 이상 더 두터워졌습니다.

해홍나물과 갯그령 같이 갯벌에서만 볼 수 있는 이른바 염생식물도 크게 늘었습니다.

덕분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표범장지뱀 역시 개체 수가 130마리 이상 많아졌습니다.

[박정원 / 국립공원관리공단 유류오염관리센터 연구원 : 모래 퇴적물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염생식물 분포 면적이 확대되고 연쇄적으로 표범장지뱀의 개체 수도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1월 세계자연보전연맹은 태안 해안의 보호지역 등급을 '경관보호지역'에서 '국립공원'으로 격상했습니다.

한때 기름 오염으로 더럽혀진 생태계가 되살아났다는 공식 인증을 받은 셈입니다.

[이규성 / 국립공원관리공단 유류오염센터 센터장 : 국립공원 내 생태계 교란 요인을 지속해서 개선하여 국제적인 공원관리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립공원은 앞으로도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인공구조물을 철거하는 등 생태계 복원 노력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YTN 양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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