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복주 여직원 경조사, 시가(媤家)에 한해서만"

"금복주 여직원 경조사, 시가(媤家)에 한해서만"

2016.08.25. 오후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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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주 여직원 경조사, 시가(媤家)에 한해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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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주 여직원 경조사, 시가(媤家)에 한해서만”

- 금복주, 결혼 후 퇴사 안 한다는 여직원 결혼식 참석 직원들 미안하다고
- 여성은 경조사를 시가에 한단다고 명시
- 금복주 사측, 정말 모른다는 얼굴로 주류 회사라서 여성 필요 없다고
- 대구 지역 여성 술 굉장히 많이 마셔
- 대구 지역 여성단체 금복주 불매 운동 중, 소비자의 힘 보여줘야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8월 25일 (목요일)
■ 대담 :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대구지역 주류업체인 금복주가 무려 60여 년간 ‘결혼한 여직원은 회사를 나가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성차별적 고용 관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대구여성회 남은주 상임대표 연결해서 좀 더 자세한 상황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이하 남은주)>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듣자니 대구·경북 지역 소주 시장의 80%를 금복주라는 회사가 차지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지역민들에게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인가 봐요?

◆ 남은주> 그렇습니다. 대체로 대구에서는 금복주 술을 마시고, 참소주이죠. 그것을 마시고 있고 지역에서는 또 그렇게 큰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중견기업으로 사랑을 받는 향토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최영일> 역사도 오래됐는데요. 그런 금복주가 전국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지난 3월 언론에 전해지기는 했지만, 남 대표님께서 이 사건, 처음에 어떻게 접하셨습니까?

◆ 남은주> 저도 피해자를 상담하거나 해서 알게 된 것은 아니고요. 인터넷 뉴스에 우연히 검색하다가 굉장히 작게 나와 있는 것을 봤어요. 그리고 확인하던 차에 TV 프로그램에서 크게 보도된 적이 있었죠. 그래서 저희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 최영일> 당사자, 익명의 A 씨, 홍보팀 디자이너로 일했다고 하죠. 퇴사 압박을 언제부터 받은 건가요?

◆ 남은주> 금복주가 피해자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때 내용 증명 같은 것을 보면 굉장히 사랑받으면서 근무했다고 되어있어요. 능력 있는 사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직원으로서는 처음으로 굉장히 빠른 시간에 주임이라는 것으로 승진까지 했는데요. 2015년 10월경에 12월에 결혼 날짜가 잡혀 있어서 회사에 결혼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죠. 그러자 바로 직후에 인사 관리팀이나 직속 상관, 이런 분들이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서 여러 가지 퇴사 압력을 가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 최영일> 당사자는 지금 퇴사를 한 상황이죠?

◆ 남은주> 네, 퇴사를 했죠.

◇ 최영일> 2015년에 결혼을 했을 거고요. 그사이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습니까?

◆ 남은주> 일단 상급자가 바로 ‘여기는 결혼하면 나가야 한다, 그것이 관행처럼 있다’고 얘기하니 이 분이 대구분이 아닙니다. 수도권에서 공부를 하셨기에 ‘그것이 말이 되냐’, 그렇게 얘기를 하니 우리 회사 관행이라며 사장 면담까지 가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고, 그래도 퇴사를 하지 않자 같이 식사를 못하게 하거나 결혼식 때는 직원들에게 공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인지하기에는 직원들에게 결혼식에 못 가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결혼식에 참석했는데도 불구하고 밖에서 쳐다보기만 하고 미안하다, 여기 온 것이 회사에 알려지면 안 된다고 하거든요. 이분이 디자이너로 회사에 근무했는데 판촉직, 차에 술을 싣고 다니면서 대리점에 판매하는 이런 데로 배치를 바꾸어서 이 분이 1종 면허가 없었어요. 그러니까 차를 가지고 다닐 수 없는데 아예 그런 업무에 배치하거나 이런 식의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들을 회사가 다 한 거죠.

◇ 최영일> 그러면 금복주는 왜 기혼 여성은 사무직에 근무하면 안 된다, 이랬던 겁니까? 이유가 있나요?

◆ 남은주> 이유는 이번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잘 나와 있는데요. 저희도 몇 가지 질문을 했지만 금복주와 만났을 때 이렇게 자세한 상황은 몰랐었는데요. 경조사 휴가 같은 경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은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를 대신해 증손자 역할을 하시는 분의 경조사 날짜까지 세세하게 정리되어 있는데 여성은 경조사를 시가에 한한다,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결국 친정어머니나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셔도 못 가는 거죠. 그러니까 금복주는 기본적으로 여성은 결혼하면 친정과는 다 결별하는, 우리나라 속담에 결혼하면 그 집 귀신이 되어라, 이런 말을 하잖아요?

◇ 최영일> 출가외인 관행이 직장에 적용되고 있었군요?

◆ 남은주> 그렇죠. 직장에서 강력하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결혼한 여성을 뽑는다는 것은 자기들이 생각하는 그런 가부장적인 이념의 틀에 전혀 맞지 않았기에 그랬던 거고요. 기자회견과 간담회에서 했던 말은 우리는 주류업체기에 여성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말을 했어요. 지금 말씀하신 것은 그 발언 자체만으로도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법이다, 알고 계시냐, 이렇게 물었는데 정말 모르는 얼굴로 우리는 안 필요해서 안 뽑았다고 이렇게 직접 회사가 이야기했습니다.

◇ 최영일> 주류 업체의 모든 홍보 포스터를 보면 전속 모델은 거의 대부분 여성이던데, 인권위 조사 결과를 보니 이 회사의 핵심 직군이라고 평가받는 영업 관리직 170명 중 여성이 바로 이 A 씨 한 명 뿐이었다고요?

◆ 남은주> 그러니까 지금까지 여성은 아예 승진 고과나 이런 분류표에 여직원 항목이 따로 있었어요. 그래서 남성들 직원 몇 년 차 직원 승진할 때 여성은 아예 따로 있었고요. 거기에 보면 8년 10개월 근무했는데도 승진 못 한 사례가 나오거든요. 그런데 정말 역사상 처음으로 해당 문제를 제기하신 분이 주임으로 승진하셨기에 관리직 여성은 한 명 밖에 없는 거죠.

◇ 최영일> 대구 지역 여성분들 술 안 드시는 것 아니죠?

◆ 남은주> 굉장히 많이 마시죠.

◇ 최영일> 그럼 금복주는 여성 고객은 고객으로 인식하지 않았을까요?

◆ 남은주> 그렇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성이라는 것에 대해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이라는 인식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하고요. 법에 있고 사회적으로 이런 성 평등에 대한 생각이 있잖아요? 그것 자체를 인식할 필요를 못 느낄 만큼 운영을 해서, 그런데 회장님께서 오랫동안 대구 상공회의소 대표를 하셨어요. 그런 것을 봤을 때 대구 지역이나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기업에 어떤 관행이 있는지 제대로 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최영일> 그렇군요. 지금 어쨌든 이런 관행 자체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사안인거죠?

◆ 남은주> 네,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많이 접하실 것 같은데요, 채용 시 남자 직원 우선 채용, 여자 직원 우선 채용, 때로는 용모 단정, 키,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반입니다. 그리고 한 성에 대해 임신, 출산, 육아 등을 빌미로 차별하는 것은 아주 굉장한 큰 차별이고 고용노동부에서는 저출산 문제, 이런 것 때문에 특히 임신, 출산, 육아, 결혼에 대한 차별은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고요. 저희가 고용평등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집중 상담 기간을 이야기할 만큼 국가에서는 굉장히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 최영일> 문제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60여 년간 이어져 왔다는 겁니다. 물론 그사이에 사회 트렌드나 관행이 좀 바뀌기도 했지만 그 사이에 이런 일들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건가요? 외부로는요?

◆ 남은주> 저희 대구 여성회 1988년에 창립했는데요. 88년, 89년 핵심 사업은 25세 결혼 적령 탈피 투쟁이었습니다. 연혁을 정리하며 보니까요. 그 즈음 30년 전 쯤 여성 운동 단체들은 대부분 결혼 퇴직 관행이나 이런 것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고요. 그때 대부분 회사에서 이런 것들을 없앴던 것이죠. 그런데 이런 것이 아직 남아있는 회사를 보면서 저희도 놀랐고, 여성 운동 전체가 정말 깜짝 놀란 일이었습니다.

◇ 최영일> 문제는 과연 금복주 기업 한 곳만의 문제였겠나, 이런 기업이 더 있는데 알려지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닌가, 싶은데요. 여성 단체에서 활동 중이시니까요. 비슷한 유사 사례가 있는 것 아닙니까?

◆ 남은주> 비슷한 유사 사례가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결혼 퇴직제가 금복주처럼 대놓고 결혼하면 나가라는 식으로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고 결혼 즈음에 아주 공기와 같이 작동하는 것이 있는 거죠. 결혼했을 때 야근이나 여러 가지 회사의 업무를 충실하게 못 할 수밖에 없잖아요. 현재 노동환경에서 우리가 많은 노동 시간에 시달리잖아요? 그런 점에서 내가 회사에 남을 수 없겠다는 그런 직장 문화나 상사의 발언, 이런 것들이 굉장히 심각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 같고요. 금복주에서 직접 들은 이야기인데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주변에 다른 기업 하시는 분들에게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하네요. 뭐가 문제였느냐, 우리는 무엇을 조심하면 되나, 어떻게 해결하면 되겠냐고 오히려 밖에 있는 회사에서 많이 문의 전화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봤을 때 대구지역이나 이런 기업들이 꽤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그런 부분에서도 대구 고용노동청도 열심히 조사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최영일> 금복주 사태가 알려진 이후에 금복주라는 브랜드에 대한 대구 지역 반응 어떻습니까?

◆ 남은주> 저희가 바로 불매 운동을 했고요. 지금도 불매 운동 페이지가 있는데 꾸준히 방문하시고 좋아요 누르시는 것을 보면 또 주변에서 많이 물어봅니다. 금복주 아직도 안 마셔야 하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이번에 금복주는 굉장히 타격을 입었고 아마 저희와 간담회를 하거나 여러 가지 조치를 내리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불매 운동 직후에 이뤄졌습니다. 마트에서 갑자기 세일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있었기에 소비자의 힘, 우리 사회적인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셨던 것들이 금복주가 어쨌든 앞으로 새로운 조치를 내리는데 큰 디딤돌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최영일> 이런 소비자들의 반응이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남은주>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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