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의 실제 삶은?..."나라 잃으면 비참함 그 이상"

덕혜옹주의 실제 삶은?..."나라 잃으면 비참함 그 이상"

2016.08.25. 오후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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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덕혜옹주의 역사 왜곡 논란 기사를 보다가 과거 취재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문화부 소속 기자였을 때 영화 덕혜옹주의 모태가 됐던 책 '덕혜옹주'를 취재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덕혜옹주가 한국에 돌아와서 기거했던 창덕궁 낙선재와 그 옆 건물에서 책을 쓴 작가와 함께 촬영을 했는데요.

그리고 덕혜옹주를 실제 지켜봤던 문화재청 직원의 생생한 증언도 당시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영화 때문에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덕혜옹주의 실제 삶에 대한 얘기도 있는데요.

잠깐 6년 전인 2010년 2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오점곤 / 기자(덕혜옹주 리포트 2010년 2월1일)]
기모노를 입고 있는 한국인 소녀.

고종의 막내 딸 덕혜옹주가 일본으로 끌려가기 전, 그러니까 12살 때 찍은 사진입니다.

고종이 60을 넘어 얻은 딸,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을 덕혜옹주는 그래서 더 처참한 삶을 살았습니다.

마지막 황녀였던 탓에 오히려 일본으로 끌려가 일본귀족과 강제로 정략 결혼을 했고, 딸을 낳았지만 그 딸은 한국인 엄마, 덕혜옹주를 부정합니다.

이후 이혼과 딸의 자살, 그리고 정신병원 감금 생활.

우여곡절 끝에 1962년 우리나라로 돌아와 89년에 숨을 거둘 때까지 창덕궁에 있는 낙선재 권역, 정확하게는 낙선재 바로 옆 수강재에서 말을 잃고 지냈습니다.

[양동호 / 당시 창덕궁 근무 직원 : 주로 이 방에 기거하셨고, 봄날에 이렇게 따뜻할 때 나오면 이 툇마루에 이렇게 앉으셔서 멍하니 이렇게 계신 것을 자주 봤습니다.]

말을 못하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등 이미 그녀의 삶은 삶이 아니었습니다.

[앵커]
네, 6년 전 보도였는데요.

당시 출간됐던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지금 손예진 씨 주연의 영화처럼 이 책도 당시에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 속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를 뛰어넘은 겁니다.

'1Q84'는 당시 무려 다섯 달 가까이 베스트 셀러 1위를 지킬만큼 인기가 많은 소설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소설에도 지금의 영화처럼 역사적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이 들어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논란은 크지 않았습나다.

왜냐하면 허구가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소설이기 때문이었겠죠.

그래서 지금의 '영화 덕혜옹주'를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도 이런 관점에서 생각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다만, 소설이든 영화든 '덕혜옹주'를 통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나라를 잃게 되면 요즘 말로 금수저든 흙수저든 그 삶은 비참함 그 이상의 삶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오점곤 [ohjumg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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