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원 때문에' 가족 같던 가사도우미의 배신

'200만 원 때문에' 가족 같던 가사도우미의 배신

2016.08.25. 오전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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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앵커]
일제 강점기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저항시를 남긴 시인이죠. 이상화 시인. 다들 잘 아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상화 시인의 유물을 빼앗겼다 되찾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유물을 훔친 사건은 무려 40여 년간 고택을 관리하던 가사도우미였다고 합니다. 40년간 일한 가사도우미가 결국 나쁜 짓을 했습니다.

유물 1만여 점을 빼돌렸는데 그 대가는 잠시 뒤 백기종 팀장에게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과 함께 다양한 사건 사고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유명시인인 이상화 시인의 고택에서 도난사건이 발생했는데 이게 완전히 집지키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네요.

[인터뷰]
이분이 현재 나이가 85세입니다. 45년간 이상화 시인의 사실 고택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해 왔는데 2013년도에 갑자기 한 남성이 접근을 해 옵니다.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이상화 시인의 고품을 반출해 주면 상당한 돈을 주겠다고 하니까 이분이 굉장히 혼자 고택을 지키면서 가사도우미 생활을 했는데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은 어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유혹에 넘어가서 1만1000여 점, 서신, 엽서, 소작 계약증서 또 이상화 시인이 사용한 술항아리 같은 거 이런 것을 무려 한두 점도 아니고 1만 1000여 점을 갖다가 넘겨줍니다.

[앵커]
집안 살림을 거의 다 빼돌렸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가사도우미에게 넘겨준 돈이 고작 200만 원이에요. 61세된 고미술 수집가는 이걸 3000만 원에 또 다른 소위 브로커 형식입니다. 이 사람에게 40대 장물 취득업자에게 넘겨버립니다.

[앵커]
고택에 있는 어쩌면 문화적 가치도 있는 것들도 많이 있을 텐데 그걸 200만 원에 넘긴 거예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께서 말씀하셨지만 이상화 시인 학교 다닐 때 누구나 알고 있는 거잖아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비롯해서 수많은 시를 남기신 시인인데 결국 이 집 관리가 잘 안 됐던 것 같아요. 혼자 지키고 있었는데 문화재보호법상 자료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시험대에 오른 사실이 없었던 관리가 허술한 측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이걸 200만 원 주고 사들인 그 꾀임을 한 그 사람 같은 경우 다시 3000만 원에 고미술수집가가 팔았죠, 이미 팔렸단 말입니다. 그러면 누군가는 이걸 샀을 거고 나는 이게 이상화 씨 것인지 모르고 샀다 이럴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인터뷰]
사실 이게 수서 단서가 어떻게 되느냐면 이상화 시인의 사촌동생 이분이 전시회를 열겠다고 하고 확인을 했는데 그동안 자기가 확인한 그 유품들이 싹 없어져버린 거예요. 대구중부경찰서에 신고를 했는데 대구중부경찰서에서는 이걸 3개월여 걸쳐서 지능수사를 했죠. 결국 밝혀냈는데 사실 나는 모르고 샀다라고 하는 경우라도 장물취득, 절도, 장물취득으로 처벌받거든요. 업무상 과실 장물취득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대부분 장물취득으로 처벌을 받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몰랐다 하더라도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이상화 시인이 공식적으로 이렇게 반출돼서 돌아다니는 그런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확인절차라든가 생략하는 경우에는 장물취득으로 입건이 됩니다.

[앵커]
그렇겠군요. 책을 하나 샀는데 일반책이라면 샀겠습니까? 누구 책이라고 하니까 고미술품을 사는 거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그게 유출이 돼서 유통이 되는 그런 물품이 아니기 때문에 업소라든가 아니면 개인이 샀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업무상 장물 취득이나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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