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멧돼지 전문가 “만나면 죽은 척? 어느 정도 일리 있어”

[신율의출발새아침] 멧돼지 전문가 “만나면 죽은 척? 어느 정도 일리 있어”

2016.08.24. 오전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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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멧돼지 전문가 “만나면 죽은 척? 어느 정도 일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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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8월 24일(수요일)
□ 출연자 : 한상훈 국립생물자원관 박사 (멧돼지 전문가)


-멧돼지 서울지역 250마리 내외, 크게 변동 없어
-멧돼지 만나면 죽은척하라? 어느 정도 일리있는 말
-멧돼지, 겁 많은 초식동물
-멧돼지, 먼저 달아나는 경우가 100건 중 99건
-멧돼지 공격 시, 나무나 담벼락 등 높은 곳 올라가 피신
-멧돼지, 사람 소리에 대단히 민감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계속해서 멧돼지를 연구하는 전문가 연결해서 멧돼지가 어느 정도나 분포해있는지, 또 멧돼지를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한상훈 박사,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한상훈 국립생물자원관 박사(이하 한상훈):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앞서 윤계주 총무께서 북한산 둘레, 그리고 강동구에 멧돼지 많이 출현한다는 말씀 해주셨는데요. 서울에 멧돼지가 어느 정도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 한상훈: 저희가 90개소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지금 촬영을 해서 개체수를 파악하고 있는데요. 한 250마리 내외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 신율: 이게 많이 늘어난 숫자입니까? 아니면 원래 이 정도 있었습니까?

◆ 한상훈: 멧돼지가 서울에 출현하기 시작한 건 한 20년 가까이 되었는데요. 제가 2012년부터 조사한 결과는 거의 개체 수는 크게 변동은 없습니다. 다만 겨울철에 한 100여 마리 정도이다가, 5월 달부터는 번식을 하면서 약 200에서 250마리로 증가하는데요. 멧돼지는 어린 새끼들이 자연사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한 50% 이상이 어릴 때 죽기 때문에 개체수가 거의 변함이 없는데요. 사람들이 종종 멧돼지를 목격한다든지 사회적 문제가 되다보니까 관심을 많이 가지니까 그만큼 개체수가 늘어난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러면 예전부터 그렇게 민간에 내려오고 그랬나요?

◆ 한상훈: 사실 서울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멧돼지가 도심에 자주 출현하고 있는데 그동안 사람들이 잘 몰랐던 거죠.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이 멧돼지 만나면 어떻게 해야 돼요? 곰을 만나면 죽은 척 하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죽은 척 하면 됩니까?

◆ 한상훈: 그런 건 아니고요. 사실 공격을 받아도 전혀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에, 죽은 척하면 곰이나 호랑이나 거들떠보지 않고 간다는 그런 과거부터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그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멧돼지의 경우에는 초식동물이고, 겁이 많아서 사람을 보면 먼저 달아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 신율: 아, 멧돼지가 초식동물입니까?

◆ 한상훈: 네.

◇ 신율: 아, 저는 몰랐어요. 잡식인 줄 알았는데..

◆ 한상훈: 잡식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초식을 주로 하고, 지렁이라든지, 굼벵이라든지, 이런 동물성을 즐겨 먹는 습성이 있기는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초식동물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래서 만나면요?

◆ 한상훈: 일반적으로 멧돼지와 사람이 만나면 멧돼지가 먼저 놀라서 달아나는 경우가, 거의 100건이 있으면 99건은 그렇고요. 그 다음에 멧돼지가 흥분했다든지, 뭐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사람에게 접근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사람이 공격을 받으면 크게 부상을 당할 수가 있으니까요. 몸을 안전하게 피할 수 있는 높은 곳을 올라가서 몸을 피신하는 게 제일 좋고요. 나무라든지 담벼락이라든지 멧돼지가 공격을 하지 못하는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신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 신율: 그런데 멧돼지도 빨리 뛰죠?

◆ 한상훈: 네, 그렇습니다.

◇ 신율: 도망가면 결국 멧돼지한테 잡히겠네요?

◆ 한상훈: 멧돼지가 호랑이와 같이 인간을 공격하기 위해서 맹목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 신율: 아, 그러니까 멧돼지를 만났을 때는 침착하게 일단은 노려보고,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높은 곳으로 뛰어 가야 한다?

◆ 한상훈: 네, 그건 공격을 받을 경우인데요. 공격을 받는 경우는, 지금 북한산의 경우만 봐도 1년에 1천만 명 이상이 등반하고 계신데요. 그 중에서 등산객과 멧돼지가 마주하는 경우는 1년에 10건도 채 안 되고 있습니다. 사고도 거의 없고요.

◇ 신율: 소리를 지르는 건 더 안 좋죠?

◆ 한상훈: 네, 그런데 상대에게 여기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줘서, 동물이 그걸 느끼고 도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안전한 방법인데요. 멧돼지가 개나 다른 동물들의 소리에는 민감하지 않지만 사람의 소리에는 굉장히 민감합니다. 그리고 북한산 주변에 사는 멧돼지들은 어쩔 수 없이 사람들과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의 소리에 대단히 민감하고, 사람 소리가 들리면 기본적으로 달아납니다. 그건 저희가 촬영한 카메라에도 그런 경우가 자주 관찰되고 있습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어쨌든 멧돼지 때문에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되는 분들도 있는데, 오늘 도움이 되셨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상훈: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한상훈 국립생물자원관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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