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방치된 4살 남아...하원 준비하다 뒤늦게 발견

폭염 속 방치된 4살 남아...하원 준비하다 뒤늦게 발견

2016.07.31. 오후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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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열, 변호사

[앵커]
폭염 속에서 통학버스 안에 어린아이를 8시간 가까이 내버려 둬 중태에 빠트린 유치원 관계자들이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그제 광주광역시 월계동에서 유치원 통학버스에 타고 있던 4살 A 군을 8시간 가까이 내버려 둔 혐의로 어린이집 인솔교사 28살 정 모 씨와버스 기사 51살 임 모 씨, 원장 박 모 씨를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돌봄교실 참가자인 A 군이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는데도 차 안에 들어가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을 듣고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양지열 변호사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들어보니까 버스 안에 인솔교사도 있었고 운전기사도 있고 세차까지 했다고 그러는데요. 어린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갈 수가 있나요?

[인터뷰]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인데요. 아마도 돌봄교실이라고 하는 것이 방학 기간 동안에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서 특별히 운영되는 그런 과정이다 보니까, 정규적인 과정이 아니다 보니까 평소에 운행하던 학생들의 숫자, 원아들의 숫자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고 물론 제가 그렇기 때문에 용납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그런 점이 이유가 돼서 조금 더 소홀했던 게 아닌가, 특히 지적하신 것처럼 세차를 할 정도면 차 안에 누가 있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이는데. 아이가 잠들었다거나 아이들이 장난치면서 일부러 숨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점까지 조금 더 철저히 해야 된다는 것을 어떻게 보면 이번 사고가 알려준 것이겠죠.

[앵커]
아이들 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9명밖에 없었다고 하고 또 광주시교육청에서는 통학버스운영매뉴얼까지 만들었는데 이걸 무시했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닙니까?

[인터뷰]
그런데요. 아이가 9명이면 굉장히 많은 겁니다. 우리가 길을 다닐 때도 보면 3, 4살 아이들 세네 명 돌아다니면서 정말 정신이 없다는 얘기 하지 않습니까? 그 정도로 9명은 적은 숫자가 아니고 많은 숫자인데 그러면 그 많은 숫자의 아이들을 관리하려면 그냥 교육청에서 매뉴얼 만들어서 뒷자리까지 다 챙겨라,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고.

유치원 버스에서의 역할분담이 있어야겠죠. 아이가 내릴 때는 또 유치원 교사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내리고 있는데 뒷자리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내릴 때는 누가 관리를 하고 그다음에 남아 있는 것은 누가 관리를 하고 그 사이에 중간관리는 누가 하고 차에 들어갈 때 인원이 몇 명인지 표시할 수 있는 그런 게 있다든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만들었어야 하죠.

[앵커]
그러니까 저희가 통학버스매뉴얼 보고 계신데 운행을 마친 뒤에는 차 안을, 맨 뒷좌석까지 반드시 확인해서 어린 아이가 혼자 통학버스에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광주시교육청의 운영매뉴얼은 저렇게 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인터뷰]
매뉴얼은 그렇게 되어 있는데 말씀드린 것처럼 9명의 아이들이 갑자기 두세 명이 뛰어간다고 하면 유치원 교사들은 그 아이들을 쫓아갈 것 아니에요. 그러면 남아있는 아이들을 뒤돌아본다는 게 미리 사전에 약속을 해서 나는 이 아이들을 먼저 데리고 갈 테니까 남아 있는 아이는 기사분이 혹시 마지막 점검을 해 주십시오 이런 식의 그런 게 성립이 안 되어 있으면, 기능적으로 역할분담이 안 되어 있으면 이런 사고가 또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거죠.

[앵커]
선생님, 운전기사 그리고 유치원 책임 관계자분들. 실수였지만 어찌됐던 불구속 입건이 됐다는 말입니다.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인터뷰]
일단 아이의 상태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게 될 텐데요. 이 세 분 다 법적으로 분명히 어린 아이들을 보호해야 될 의무가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상과실치상 정도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통사고를 물리적으로 일으킨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앵커]
이런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게 광주에서 발생한 건데 광주에서만 최근 4개월 동안 세 건이나 이런 안전사고가 발생했는데 왜 반복된다고 보시는지요.

[인터뷰]
이게 꼭 지역적인 문제는 아니겠죠. 우연히 광주지역에서 많이 일어난 것이기는 한데 말씀하신 대로 왜 기능적 역할분담이 왜 안 될까요. 그건 아마도 자신이 맡고 있는 일 자체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에 대한 도덕적인 의식 부족도 있겠지만 그만큼의 지원이라고 해야 될까. 항상 우리가 안전사고가 나면 안전비용에 관한 투자가 과연 있었느냐를 하고 봐야 하는데 최근에 어린이집 통학버스 같은 경우도 그냥 외주업체에다 주다 보니까 비용 위주로 따지는 것이고 기사분들이 저런 아이들의 안전이나 이런 것까지 충분히 챙길 수 있을 만큼의 책임에 더해서 권리라든가 그런 부분에 관한 비용이라든가 이런 것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혹시 소홀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을 해 봐야겠죠.

[앵커]
저희가 지금 그래픽으로 보시듯이 광주 쪽에서 4월 6일, 6월 1일 그다음에 7월 29일 이렇게 세 개가 잇따라 일어났는데요. 지난해부터 이른바 세림이법이라고 해서 강화가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계속해서 사고가 반복이 되는 이유를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인터뷰]
이게 체계를 안 잡고 정말 주먹구구식으로 사고가 이런 부분에서 일어나면 여기를 막아야 된다. 속된 말로 땜빵한다고 표현하지 않습니까? 그런 식으로 대응을 하다 보니까 세림이법이 나온 이유는 아이들이 차에서 내려서 뒤에 있다거나 앞에 있으면 기사분들이 승하차를 잘 모르고 그냥 출발시켰기 때문에 일어나는 교통사고를 막고자 하는 게 세림이법이었거든요.

그 부분에서 계속해서 강조를 하다 보니까 이번에는 아이가 버스에 남아 있는 부분을 신경쓰지 못하는 거죠. 전반적으로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는 처음 부터 끝까지 어떤 일이 있어야 되는가를 다 봐서 그것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야 되는데 아이들이 차에서 내리다가 다친다 그것만 신경 쓰다 보니까 이제는 차에 남겨진 아이들이 생기는 거죠. 그래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반적으로 안전자금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 된다는 거죠.

[앵커]
지금 화면에 보시면 세림이법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는데 통학차량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고 신고를 해야 되고 또 탑승의무도 되어 있고 또 안전띠를 맸는지도 확인하고 출발하게 되어 있는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이런 것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차에 남은 아이들을 살펴보는 이런 것들은 어렵다, 이렇게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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