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내몬 부장검사 해임...상명하복 문화에 제동

자살 내몬 부장검사 해임...상명하복 문화에 제동

2016.07.27. 오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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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목숨을 끊은 2년 차 젊은 검사의 자살 배경에, 상사인 부장검사의 폭언과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검찰청은 부장검사의 품성이나 행위가 검사직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며 최고 수준의 징계인 해임을 청구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대검찰청은 지난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홍영 검사의 직속상관인 김대현 부장검사가 김 검사 등 소속 검사와 직원들을 상대로 폭언과 인격 모독적 언행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김 부장검사에 대한 해임을 청구했습니다.

감찰에서 드러난 김 부장검사의 폭언과 폭행은 최근 2년 5개월 동안 17차례에 달합니다.

김 검사와 관련해서는 장기미제 사건을 미리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언을 하고, 술자리에서 김 검사의 등을 때려 괴롭히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언론에 알려졌던 것처럼 결혼식장에서 술 먹을 방을 구해오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행하지 못하자 폭언을 하거나, 예약한 식당과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모욕적 언행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전 근무지인 법무부에서도 중요하지 않은 사항을 보고했다는 등의 이유로 법무관들에게 여러 차례 욕이나 폭언을 하고,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보고서를 구겨 바닥에 던지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폭언 등의 비위로 검사에게 해임 청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검찰은 공정한 업무 처리와 법 적용을 위해 사사로운 정을 포기함을 가리키는 사자성어인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김 부장검사에 대한 해임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병하 / 대검찰청 감찰본부장 :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고인의 죽음과 같은 안타까운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길이라 믿습니다. 이번 일을 거울삼아 검찰 내부 문제에 대해 겸허히 성찰하겠습니다.]

검찰의 이번 결정은 강압적 지휘와 무조건 복종이 만연한 상명하복식 검찰 문화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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