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12명이 3년을 못 버틴 대기업 사장의 운전기사

극한직업?...12명이 3년을 못 버틴 대기업 사장의 운전기사

2016.07.27. 오후 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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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십니까?

기업인 정일선 씨입니다.

현대가 재벌 3세인 정일선 현대 BNG스틸 사장이 오늘 다시 검색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운전기사를 상습 폭행하고 폭언을 일삼아 문제가 됐었지요. 정 사장의 의혹 보도 후 시민단체가 그를 고발했고, 사건이 고용노동부 서울 강남지청으로 넘어갔는데요. 오늘 정일선 사장이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강남지청이 최근 3년간의 정 사장 급여명세서 등을 조사한 결과를 내놨는데요. 당초 정일선 사장이 교체한 운전기사들이, 3년 동안 61명으로 알려졌었지만, 다른 임원이 아닌, 정 사장의 운전기사만 보면 12명이라고 회사 측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1년 동안 4명이 교체된 것으로, 평균으로 잡으면 3개월씩 근무한 셈입니다.

그리고, 현행 근로기준법은 일주일에 52시간 이상 근무 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운전기사의 절반이 주당 80시간 이상을 근무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야말로 극한 직업이었던 것입니다.

당시 운전기사들의 이야기 들어보시지요.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 전 수행기사 A : 배드민턴을 간다 그러면 아대나 머리띠 같은 거 안 챙기면 '이리 와 이 ○○야' 그러면서 때리는 거죠. '○○ ○○야 그런 거 안 챙기면 나는 운동 어떻게 해' 이렇게 되는 거죠. 그게 일상이에요, 일상.]

폭언과 폭행도 문제지만, 운전기사가 정일선 사장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를 담은 웬만한 책 두께의 매뉴얼도 존재했습니다.

무려 140여 페이지에 달하는 매뉴얼입니다.

운전기사가 정 사장을 대하는 방법이 아주 세세히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모닝콜과 초인종 누르는 시기와 방법, 신문 두는 위치, 초벌세탁 방법 등이 담겨 있는데요.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갑질 매뉴얼'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또, 말도 안 되는 요구와 이에 대한 화풀이 대상도 운전기사의 몫이었습니다.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 전 수행 기사 B : 약속 있으면 자기가 나와야 하는데 약속 장소까지 걸리는 시간 뻔히 아는데 '너 왜 나한테 빨리 출발해야 한다고 문자 안 보냈어? 5분 늦을 때마다 너 한 대씩이다' 그랬으니까요.]

고용노동부 강남지청은 정일선 사장 사건에 대해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을 달아 관련 기록과 증거들을 서울중앙지검에 넘겼습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기업 고위층의 '갑질 논란' 전문가들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제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만큼 시원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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