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피할 곳 없는 이웃들 한숨 '푹푹'

찜통더위 피할 곳 없는 이웃들 한숨 '푹푹'

2016.07.27. 오전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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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열사병으로 숨지는 노인까지 생기는 등 연일 가마솥 같은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위를 피하기 힘든 처지의 쪽방촌 노인이나 택배 기사 등은 더위가 어서 한풀 꺾이길 바라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걸어 올라가기도 힘든 쪽방촌에 찜통더위가 내려앉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바람을 들이려고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고 선풍기 앞에서 열심히 부채질도 해보지만, 창문도 없이 꽉 막힌 방 안에서 더위를 쫓기엔 역부족입니다.

[윤재선 / 쪽방촌 노인 : 밤에는 깊은 잠을 못 자요. 날이 너무 더워서. 낮에는 자꾸 들락날락하고요…. (여긴) 창문이 없고 왜 그러냐면 비싼 데는 못 얻잖아요….]

목욕할 곳도 마땅치 않은 데다가 물을 구하기도 힘들어서 매번 아픈 몸을 이끌고 쉼터로 가 시원한 물을 채워와야 합니다.

여름이면 전기 요금도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김영수 / 쪽방촌 노인 : (에어컨은) 써 봤자 전기 요금 많이 나오니까요. 같이 공용으로 쓰니까 써 봤자 요금 많이 나와서 안 쓰고 차라리 이게 (선풍기가) 편하더라고요.]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뙤약볕 아래에서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끊임없이 밀려오는 상자들.

수십 대의 트럭에 나누어 실어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모두 수작업 분류이다 보니 더운 여름날엔 말 그대로 땀에 젖어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물류센터에서 서울 마포구로 배송하는 물건이 하루 3만 5천 개 정도입니다.

택배 기사 1명이 무려 하루에 3백 개가 넘는 물류를 배송해야 하는 겁니다.

시간이 모자라다 보니 더위 속에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다 보면 점심은 사치입니다.

흐르는 땀을 닦을 시간도 없이 발걸음을 재촉해야만 합니다.

[임재현 / 택배 기사 : 제일 힘든 게 더운 거죠. 덥고 땀나고…. 고맙다고 하시고 더운데 고생하신다고 하면서 음료수라도 한 잔씩 따라주시는 분들, 웃으면서 받아주시는 분들(에게 고맙죠.)]

가마솥 같은 폭염이 이어지고 이번이 가장 더운 해가 될 거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더위를 피할 수 없는 이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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