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낙뢰 '쾅쾅' 연평균 220여 회...대비책 '구멍'

학교 낙뢰 '쾅쾅' 연평균 220여 회...대비책 '구멍'

2016.07.02. 오전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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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는 천둥 번개도 함께 오곤 합니다.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최근 15년간의 낙뢰 데이터 천2백만 건을 분석했더니, 초중고등학교 건물과 운동장에 연평균 220차례 정도 벼락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교와 학생들이 낙뢰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김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교실에 전기가 나간 건 오후 5시쯤.

건물 옥상에 있는 전기 설비가 벼락을 맞으면서 학교 건물 전체가 정전됐기 때문입니다.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지난 2002년부터 올해까지 천2백만 건의 낙뢰 데이터 중에 학교에 벼락이 친 경우를 분석해 봤습니다.

운동장을 포함한 초중고등학교 학교 안에 낙뢰가 떨어진 경우가 매년 평균 220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낙뢰를 방지할 수 있는 피뢰침 등의 피뢰설비가 학교에 설치되어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현행법은 높이 20m 이상, 그러니까 6층 정도 높이 이상의 건물에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건축물대장을 분석해 본 결과 전국 초중고 건물 중의 91.3%는 높이 20m 이하여서 피뢰 설비 설치 의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교육부와 지역 교육청은 학교 피뢰설비 설치 현황을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낙뢰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벼락이 떨어진 학교의 건물은 평균 1.85층이었고, 1층 정도의 높이에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현행 피뢰시설 설치 기준대로 지어졌다면 사실상 대부분 학교가 무방비 상태인 셈입니다.

[김찬오 /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 : 최근에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하면서 낙뢰의 빈도와 강도가 점점 심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 기준으로 높이가 높지 않다고 해서 피뢰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이런 학교 시설 같은 경우가 변화하는 낙뢰의 특성에 맞추지 못해서 사각지대로 놓이게 되는 실정입니다.]

교실 안을 한번 볼까요?

과거와는 달리 이렇게 TV나 컴퓨터 같은 전자기기 시설의 설치가 점차 늘어나면서 낙뢰 사고로 인한 피해 사례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전국 초중고 학교 건물에 일어난 화재 천 3백여 건 중에는 낙뢰가 원인인 경우가 560여 건이었습니다.

전체 화재의 42%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았습니다.

낙뢰로 인한 학교 건물 피해가 늘어나고 있고, 실제 학생과 선생님의 인명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사전예방책이 절실합니다.

YTN 김수진[sue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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