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당겨 쓰고 비상금 털고"...경조사비 '부담'

"용돈 당겨 쓰고 비상금 털고"...경조사비 '부담'

2016.06.30.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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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과 휴일에 지인이 결혼을 하거나 갑자기 상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당연히 축하해 주고 위로해 줘야 하지만 경조사비가 부담되는 것도 사실일 겁니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렵다 보니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경조사비.

이광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직장인 이동민 씨의 달력은 평일보다 주말이 더 빽빽합니다.

이달에만 결혼식이 4건 심지어 예식이 겹치는 날도 있습니다.

[이동민 / 직장인 : (축의금이) 부담이 좀 되죠. 제가 쓸 수 있는 현금의 부분이 (한정돼) 있는데 그걸 오버하게 되면 다음 달이나 다다음 달에 (쓸) 금액을 당겨서 미리 쓴다거나…]

경조사비에 대한 고민은 직장인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자영업을 하다가 은퇴를 하고 노후를 보내고 있는 박찬기 씨.

여든의 나이를 바라보는 그에게는 고이고이 간직해온 특별한 장부가 있습니다.

[박찬기 / 은퇴자 : 나도 언젠가는 돌아올 거 아니냐 (자녀) 결혼시킬 때가 경사가 돌아올 때 내가 이걸 보고 나도 보내야 할 거 아니냐 (정말 경조사를 많이 챙기시는 편이네요) 아이 뭐 수도 없죠. 많죠.]

수입이 한정된 어르신들에게 경조사비는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축하해주러 갔다가 씁쓸함만 안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만희 / 은퇴자 : 호텔 가서 식대가 8만 원짜리다 7만 원짜리다 할 때는 나도 모르게 비상금 꺼내서 10만 원 내놓게 되더라고...]

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직장인은 한 달 평균 2번 가까이 경조사에 참석하고 대다수는 경조사비 지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르신들의 경우 국민연금으로 받는 돈의 16%는 경조사비로 쓰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구정우 / 성균관대 교수 : 경조사를 잘 치르는 것이 내가 삶을 잘 살아왔다는 자기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밤 9시, YTN '국민 신문고'에서는 '상부상조'에서 유래한 우리의 경조사비 문화에 대해 짚어보고 경조사를 좀 더 간소하게 치를 대안은 없는지 함께 고민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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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이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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