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집단 성폭행' 악몽...'제2의 밀양 사건'

끊이지 않는 '집단 성폭행' 악몽...'제2의 밀양 사건'

2016.06.28.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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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안군 섬마을 여교사를 상대로 한 학부모들의 집단 성폭행 사건이 충격을 줬는데요.

여성을 상대로 한 집단 성폭행, 이제는 그만 전해드리고 싶습니다만 이번엔 미성년자인 여중, 여고생을 상대로 한 집단 성폭행 사건이 5년 만에 드러났습니다.

사건은 2011년 9월로 거슬러갑니다.

2011년 9월, 여중생 A양과 B양은 호기심에 맥주를 사서 마셨습니다.

이를 본 중학교 남자 선배가 "학교에 이르겠다"며 협박하고, 학교 뒷산으로 두 여중생을 불러냈다고 합니다.

그곳에는 10명의 남학생들이 있었고, A양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에 4명이 번갈아 성폭행한 겁니다.

끔찍한 악몽은 그 날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뒤, 이 남학생들은 "말하면 부모님을 죽이겠다"고 협박해 여중생 두 명을 뒷산으로 다시 불러냅니다.

이번엔 22명의 남학생들이 나타났고, 여중생 A양과 B양 두 명 모두 이들 중 10명에게 차례로 몹쓸 짓을 당하게 된 겁니다.

이 사건은 피해자인 B양이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사의 설득 끝에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지난 3월 가해자를 상대로 고소장이 제출됐고요.

현재 경찰은 가해자 4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6명은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가해자들 대부분은 군인이거나 대학생, 직장인 신분이었는데요.

군인 신분인 12명은 군으로 사건을 송치했다고 합니다.

피해 여성들은 끔찍한 사건 이후, 가족이나 친구, 그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학교도 적응하지 못해 결국 관둬야 했다고 하는데요.

어린 나이에 감당해야 했을 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이 사건 들으시면서 지난 2004년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을 떠올리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밀양지역 남자 고등학생 40여 명이 여중생 한 명을 1년에 걸쳐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었죠.

가해자 중 20명과 기소된 10명마저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고, 나머지 학생들 또한 피해자 부모와 합의하면서 이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이가 한 명도 없이 끝나 논란이 됐었죠.

여러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사건인 만큼 영화로도 제작이 돼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영화뿐만 아니라, 최근엔 드라마에서도 언급이 되면서 재수사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청원이 일기도 했죠.

여중생 한 명이 무려 40명의 남성들에게 1년 동안 성적 학대를 받았는데, 가해자들은 사라지고, 피해 여성이 받은 보상이란 게 국가배상 3천만 원, 가족 앞으로 천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미성년자들이 저지른 성폭행 사건에 대해, 처벌 수위가 너무 낮다는 점은 법조계 전문가들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형석 / 변호사 (YTN 라디오, 지난 3월) : 특히, 청소년 범죄의 경우에는 그 잔인성이 성인 범죄를 능가하고, 오히려 그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도 안 느끼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약하게 하고, 보호처분, 처벌도 아니고 교육으로 끝나는 이런 사례가 반복되기 때문에,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강력한 처벌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타당성이 있는 강력한 처벌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도봉구 집단 성폭행 사건은 다행히 특수강간 공소시효 10년 안에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가해자들 가운데 일부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습니다.

남은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뤄질지 관심인데요.

혹시나, 사건 당시 미성년자였다는 이유로 감형의 이유가 되진 않을런지, 밀양 사건에서 보였던 문제점이 또 주목받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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