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검사가 대학 동기들에게 보낸 메시지

숨진 검사가 대학 동기들에게 보낸 메시지

2016.06.27. 오후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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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준 / 문화일보 논설위원, 고은희 / 변호사, 백현주 / 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 김복준 /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앵커]
지난달 19일이었죠. 현직 검사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을 했는데. 아버지가 바로 검사, 이 아들의 죽음과 관련해서 당시 아들의 부장검사를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탄원서를 냈다고 합니다. 우리 고 변호사님.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금 이 검사 같은 경우에는 사실 저와 연수원 동기이고 제 또래여서 저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충격이 큰 사건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사건이 당시에 처음에 이렇게 지라시가 돌았어요. 이 사건에 관해서 부장검사가 굉장히 스트레스를 줬다라는 내용이 많았고 유서에는 부장검사 이름까지 써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냥 업무가 너무 많다라고 해서 괴로워한 정황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부장검사 같은 경우 올 1월쯤에 발령을 받아온 거고 이 검사는 5월에 사망했기 때문에 4개월 정도 일했습니다. 2015년 초부터 같이 일을 했는데 2016년에 이런 일이 발생하니까 부장검사가 혹시라도 부당한 업무지시를 했거나 과도한 폭언을 행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고 이 청년의 아버지, 부모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하잖아요.

사실은 검사에 대해서 전보조치도 하고 대검찰청 감찰 본부에서 지금 감찰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아마 감찰을 제대로 해달라, 왜냐하면 최근에 진경준 검사나 이런 경우에 보면 사표수리 하고 아무 문제없었다고 하는데나중에 보면 문제가 나온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부모님께서 진심을 담아서 이렇게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리고 카카오톡 메시지가 있었던 모양이죠?

[인터뷰]
아마 살아있을 때 대학 친구들이나 그다음에 법조계 동료들한테 SNS 문자를 꽤 많이 보냈던 것 같은데 내용을 보면 본인이 스스로 지속된, 반복적인 폭언 또는 비상적인 인격 모독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낀다, 이런 이야기도 한 적이 있고. 유서를 오늘 썼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까 주변 사람들한테 내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 해서 철회했다 등등의 이런 의미 있는 나름대로는 그런 문자들이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앵커]
정작 당사자는 뭐라고 그래요? 그러니까 당사자가 아니라 부장검사?

[인터뷰]
일단은 부장검사 같은 경우 이 일과 관련해서 언급하기 적절하지 않다면서 조금 발을 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데요. 아마 주변에서 워낙 본인에 대해서 이미 지라시가 돌았고 실제로 실명까지 공개가 됐고 또 포털사이트에서도 굉장히 연관 검색어로 등장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아마 어떻게 보면 본인의 책임을 피하려고 조금 조용히 있는 게 아닌가, 만약에 본인이 책임이 있다고 느꼈다면 정말 부모님께 사죄를 한다든가 했을 텐데 그런 모습을 취하고 있지 않은 것을 봤을 때 어떻게 이 책임에서 피하려는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
물론 본인은 책임을 인정하고 싶지 않겠죠, 이게 어떻게 됐든 간에. 그리고 본인은 또 억울하다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임은정 검사라는 분이 있나봐요. 이분이 SNS에 안타까움을 전하는 글도 게시했다고 하는데. 그래픽으로 한번 보여주시겠어요? 지금 의정부지검 검사네요.

[인터뷰]
임 검사가 유명하죠. 2012년 중앙지검에서 있었던 과거사재심 사건 때 검찰 내부에서 의사표시 하지 말라는데 본인이 무죄를 구형해서 징계성 어떻게 보면 인사처분을 당하기도 했던 나름대로 진짜 소신있는 여성 검사입니다. 유명한데. 의정부지검에 계시는데요.

이분의 이야기는 그거죠. 연판장이라도 남부지검, 남부지검 소속이었거든요. 자살한 검사가. 남부지검에서 연판장이라도 돌려야 되는 거 아니냐. 그리고 이쯤되면 흔히 하는 평검사회의를 개최하는 게 맞지 않냐, 이런 정도의 얘기를 했죠. 그런데 본인들도 동료가 그런 것을 당하는데 입 닫고 있었으니까 공범 의식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등등 뼈아픈 이야기를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검찰조직이 워낙 상명하복 이런 게, 사실 기자생활을 하셔서 많이 보셨을 거 아니에요.

[인터뷰]
검찰조직이 아주 유명하죠. 상명하복이 강하고 그러다보니까 거의 선배 내지는 상관 검사와 밑에 검사와의 관계는 거의 주종관계 비슷하고요. 사실 이런 문제는 과거 언론사회도 강했었습니다.

언론사 특히 수습기자가 들어오면 심지어 지나간 이야기입니다만 옥상에 집합 시켜놓고 우리는 인간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 아니다를 외치고 토끼뜀 뛰고 그랬는데요. 세상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고요. 지금도 아직도 이런 식의 가혹행위가 계속 남아있다는 그것에 대해서 조금 의아스럽고요.

또 한편으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살하신 분,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자살했을까 하면서 가슴이 아프면서 조금 더 생각했으면 다른 선택을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아버님이 얼마나 가슴아프겠습니까. 똑똑한 아들 뒀다고 해서 좋은 대학 나와서 검사까지 됐는데 자살했으니 얼마나 허무하겠습니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앵커]
어쨌든 지금 감찰하고 있다는 거죠?

[인터뷰]
감찰은 하고 있고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해당하는 부장검사가 6월 9일 전보가 났는데 그게 문책성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문책성. 이번 사건 굉장히 가슴아픈 사건입니다마는 저희가 끝까지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잘 알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검찰은 인권의 보루라고 얘기하죠. 그런데 검찰 내부에서 사실 인권에 관한 문제가 발생을 했다라고 가정을 한다면 그건 분명하게 밝힐 것은 밝혀야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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