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검사의 죽음...그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나

한 젊은 검사의 죽음...그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나

2016.06.27. 오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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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30대 초반의 한 남성이 서울 목동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업무가 많아 힘들다, 압박감이 심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남아 있었는데요.

숨진 남성의 직업은 검사, 지난해 4월 서울 남부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젊은 법조인이었습니다.

사건은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막내 검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정리되는가 싶었는데요.

최근 대검찰청과 청와대에 숨진 검사 33살 김 모 씨의 아버지가 낸 탄원서가 접수됐습니다.

아버지 김 씨는 탄원서에서 "당시 형사2부장이었던 김 모 검사의 폭언과 인격 모독적 발언 등으로 아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고 주장하면서 "김 모 부장검사를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탄원했습니다.

아버지가 지목한 부장검사는 공교롭게도 김 검사 사망 이후 한 달이 안 돼 서울고등검찰청으로 발령이 난 상태입니다.

대검의 지시로 현재 서울남부지검에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젊은 검사의 죽음에 법조계도 술렁이고 있습니다.

의정부지검 소속 임은정 검사는 후배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검찰 조직 내부의 '상명하복' 문화를 꼬집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요.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조치를 취하라면서도 "너도 다칠 각오를 하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스폰서 달고 질펀하게 놀던 간부가 부장에게 꼬리치다가 뒤통수를 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고 욕하고 다녀 맘고생을 했다"는 경험담도 털어놨습니다.

전도유망한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괴로워했던 '업무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누군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뉴스가 다른 곳도 아닌, 법조계에서 전해졌다는 사실은 씁쓸한 충격입니다.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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