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선도하랬더니'...성관계 은폐 정황 일파만파

'학생 선도하랬더니'...성관계 은폐 정황 일파만파

2016.06.27. 오후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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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열 / 변호사

[앵커]
학교 전담 경찰관 2명이 선도 대상인 여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경찰관이 소속된 해당 경찰서들은 끝까지 이 일을 은폐하려 했던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이 얘기도 나누어보겠습니다. 양 변호사님, 해당 학교 전담 경찰관 두 명, 성관계가 있었다는 것은 시인했다면서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각각 다른 학교에서 두 명이 별개로 있었던 일이긴 합니다마는 그중에 한 명 같은 경우에 지난 3일 학생과 차 안에서 그런 문제를 일으켰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사실이 있었다고 시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이 일이 알려진 계기가 조금...

[인터뷰]
이거는 학교 전담 경찰관 제도에 대해서 경찰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지 않은 경찰관들이 학교의 학생들에게 그렇게까지 밀접하게 다가가서 상담이나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적절한가. 혹시 보여주기식의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다른 데서 있었던 게 아니라 바로 경찰 내부에서 있었고 이 사건을 얘기한 것도 전직 경찰관이 SNS를 통해서 폭로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뭐라고 얘기를 했습니까, 처음에?

[인터뷰]
이게 진술을 확보하고 내사를 했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사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경찰이 사표만 수리하고 덮으려 한다 이런 식의 폭로를 한 거죠.

[앵커]
그렇군요. 두 명의 경찰관은 사표를 말씀하신 대로 제출하고 나간 상태인데 어떤 이유로 사표를 제출한 겁니까, 그러면?

[인터뷰]
사표 수리 이유는 굉장히 황당합니다. 한 사람 같은 경우에는 이제 부친의 사업을 이어받아야 된다는 그런 얘기를 했었고 한 사람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일이 경찰관과 맞지 않는다, 본인의 성격이.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두 사람 다 30대 초반에 가장 활달하게 활동을 할 시기의 경찰관들이 무엇보다도 학교 상담 경찰관이라고 하는 게 경찰 내에서는 상당히 본인의 실적이라고 해야 될까요.

이런 것들을 올리기 좋은 그런 업무였기 때문에 선호하는 업무 중 하나였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일을 담당하던 사람이 공교롭게도 부산에서만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사표를 냈는데 말씀드린 것과 같은 사유로 사표를 냈다.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개인적인 이유로 사표를 제출하고 수리가 됐다는 건데요. 그러면 해당 경찰서가 이걸 미리 알았나 몰랐나 이게 관건이지 않겠습니까?

[인터뷰]
그런데 해당 경찰서에서는 처음에는 알 수 없었다고 부인을 했는데 이게 사건이 알려진 상황을 보면 해당 경찰서가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게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된 여학생이 다른 학교 전담 경찰관 이제 여자 경찰관에게 그 사실을 얘기했고 그 여자 경찰관이 관할서에 통보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종의 대책회의 같은 것들이 꾸려졌을 것으로 당연히 상식적으로 보여질 것이고요. 그 과정에서 사표를 제출했는데 관할서에서는 특별한 조치 없이 그냥 자발적인 사표로 수리를 한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저는 하나 의문이 드는 게 이게 차 안에서 있었던 일이잖아요. 그런데 학교 전담 경찰관과 학생, 차 안에서 상담을 하는 게 문제가 없나보죠. 어떤 매뉴얼 같은 게 없나요?

[인터뷰]
그런 것들이 특별히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에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이고요.

[앵커]
이게 민감한 나이의 여고생들이란 말이에요.

[인터뷰]
학교전담경찰이라고 하는 부분이 폭력에 대한 예방이라든가 아니면 법률상식이나 이런 부분들을 학교에 전달해 주는 그런 역할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개인 학생들과 개별적으로 이렇게 접촉까지 가능한 상태로 운영이 돼 왔는지. 그런데 그렇게 운영이 되면서도 학교의 공식적인 상담실이라든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공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 민감한 내용을 주고받을 수 있고 두 사람만 있었을 경우에는 조금 불미스러운 일이 이번 일처럼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CCTV로 녹화를 한다든가 그런 장치 같은 게 있어야 될 텐데 그런 것들이 전무한 상태로 그냥 내맡겨지다시피 했기 때문에 차량 안에서 여학생과 단 둘이 상담하는 그런 일까지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런 일이 또 있지 않았을까 이런 의혹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 제도적으로 매뉴얼적으로 보강돼야 되겠다 이런 생각은 들고요. 앞서 얘기한 대로 전직 경찰 간부가 SNS에 올리면서 일이 알려지게 된 건데요. 경찰 간부의 녹취가 있습니다. 한번 듣고 다시 얘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젊은 경찰관에게 사춘기 여학생을 상담하도록 하는 시책을 시작할 때부터 예견된 문제입니다.

[앵커]
시작할 때부터 예견된 문제였다얘기를 하는데요.

[인터뷰]
그런 것들에 일정 부분 동의를 하는 게 굉장히 개인적 사이에 내밀한 영역을 가지고 다루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상담을 하게 되면 상담을 의뢰하는 쪽에서는 전적으로 자신의 모든 걸 드러내기 때문에 그 안에서 굉장한 신뢰 관계가 형성이 되고 그걸 남용했을 경우에는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 전문상담사들 같은 경우에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또 본인도 상담을 받는 입장이 아니라 상담을 해 주는 쪽에서도 감정적으로 그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히 인지를 하고 객관적으로도 그런 일에 빠지지 않을 만한 조건을 갖추고 상담을 해야 하는데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학교 상담 경찰관분들이 그런 교육 내지는 그런 시설 혹은 매뉴얼 같은 것들이 얼마나 잘 갖춰진 상태에서 이 일이 진행되고 있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죠.

[앵커]
그렇군요. 경찰들은 이미 사표가 수리가 됐기 때문에 민간인 신분이 돼버렸고요. 지금 여고생이 17세란 말이에요. 형법상 미성년자는 아닌데 그러면 처벌은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처벌을 할 수 없는 상황이죠. 아시겠지만 성범죄에 관련해서는 14세 미만이어야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할지라도 상대방인 어른을 처벌할 수 있는 건데 당시에 이 여학생들이 17세, 18세 이런 정도 나이였기 때문에 본인이 강제적으로 어떤 강요를 당한 게 아니라면 형사처벌은 아예 안 되는 것이고 형사처벌이 안 되다 보니까 이미 공무원으로서 자격을 잃은, 그러니까 사표를 내고 정상적으로 퇴직을 해 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징계를 한다는 것도 지금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처벌 내지는 그런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할 수 있는 그런 것도 지금 구멍이 나 있는 상황이죠.

[앵커]
그러면 보고를 제대로 안 한 두 경찰서 있지 않습니까? 거기의 은폐 의혹과 허위 보고 관련 책임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만약에 문제를 일으킨 경찰이 남아 있었다면 틀림없이 징계를 받을 수밖에 없는 사유일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그걸 은폐한 사람들은 거기에 준할 정도의 징계를 받을 수밖에 없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어쨌든 해당 학생에 대한 2차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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