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한 해 자살 8명...전문 심리치료센터 절실

소방관 한 해 자살 8명...전문 심리치료센터 절실

2016.06.26. 오전 11:3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대형 화재 등 참혹한 현장에 많이 노출되는 소방관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을 겪는 사례가 일반인보다 훨씬 많아 한 해 자살이 8명을 넘을 정도입니다.

정부가 전국 소방서 30곳에 '찾아가는 심리상담실'을 늘리기로 했지만 소방관들의 마음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심리치료센터 건립이 절실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상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화마의 공포 앞에서 불과 싸우고, 교통사고 현장에서 가장 먼저 구조에 나서는 사람들, 바로 소방관입니다.

자신의 일이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 참혹한 현장의 기억은 쉽게 이겨내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로 남습니다.

[박승균 / 구리소방서 동료상담지도사 : 현장에 갔을 때 분위기, 그리고 끔찍한 장면이 사진 찍듯이 눈에 각인돼요. 그러면 몸이 떨리고 마음도 떨리고 힘들죠. 그걸 참아야죠.]

국민안전처 조사결과 전국 소방관 3만 6,900여 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을 확률은 일반인과 비교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울증은 일반인의 4.5배에 달했고 수면장애를 포함한 이런 우울증세로 치료가 필요한 소방관은 전체의 3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마음의 상처로 인한 문제는 자살사고로 이어져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소방관 자살자는 8명을 넘어 순직자보다 많습니다.

국민안전처는 소방관들의 심리치료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19개 소방서에서 시범 운영한 '찾아가는 심리상담실' 운영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로 구성된 정신건강증진팀이 전국 30곳의 소방서를 직접 방문해 통합교육과 상담을 실시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기본정보와 음악치료프로그램이 포함된 심신장애 자가진단 앱을 다음 달부터 보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일선 소방관들은 일회성에 그치는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소방관들이 언제라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전문심리치료센터가 필요하다는 요구입니다.

[박승균 / 구리소방서 동료상담지도사 : 힘들어하는 소방관들을 위해서 전문심리치료센터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소방관들을 위한 전문소방병원이 건립됐으면 좋겠어요. 그건 장기적으로 꼭 해주셨으면, 국민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YTN 홍상희[san@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