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없어도 태양광 발전"...황당무계 신종 불법 다단계

"태양 없어도 태양광 발전"...황당무계 신종 불법 다단계

2016.06.26. 오전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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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과거보다 진화된 모습으로 서민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신종 불법 업체들은 가상화폐에 투자한다거나 신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불법 업체 한 곳을 잠입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품형태를 바꿔가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불법 다단계 사기사건.

가상화폐, 비상장주식. 신기술.

혹시 여러분은 들어보셨나요?

과연,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을 다단계의 늪으로 빠뜨리는 걸까요?

우리는 서울 시내에 위치한 불법 다단계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이곳은 물건이 아닌 신기술을 내세웁니다.

자신들의 회사가 가진 기술을 홍보하며 회사 주식에 투자할 사람을 모으고 있었는데요.

[태양광 발전 다단계 업체 관계자 : 태양이 없으면 전기가 생산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자체적으로 인버터가 증폭을 시키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태양이 사실은 없어도 전기를 만들어내요.]

해가 없어도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기술.

심지어 비가와도 불을 켤 수 있고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며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태양광 발전 다단계 업체 관계자 : 지금 적어도 한 2마력 3마력은 될 거란 말이죠. 굉장히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한다고요. 이 모터 자체가. 그런데 지금 돌리잖아요.]

게다가, 해외 여러 나라에서 먼저 선점하려고 하는 그야말로 돈이 되는 기술이라고 강조합니다.

[태양광 발전 다단계 업체 관계자 : 오전에도 중국에서 법인을 만들었어요. 추진하고 있고, 합작하려고 기술을 우리가 넘겨주고 인도네시아 그쪽에서도 아직은 공장이 진행 중이니까 생산이 안 되니까 만들어놨던 것을 가지고 나가고.]

투자자로 위장한 취재진이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우지 못하자 전문적인 기술이라 단번에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입니다.

[태양광 발전 다단계 업체 관계자 : 공학박사라고 학위를 갖고 있는 사람조차도 이 설명을 해주면 이해를 못하는 거예요.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전기를 쓰고 있잖아요. 이렇게.]

그러나 취재결과 이 업체가 자랑하는 기술은 공식 인증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군다나 이 회사는 정식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등록조차 안 돼 있었습니다.

명백한 불법 업체인데도 인증도 안 받은 기술을 자랑하며 주식을 대거 팔아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수당을 주는 다단계 방식.

이렇게 모은 투자금만 300억대에 이릅니다.

경찰은 이 회사의 불법 혐의를 포착했습니다.

이미 증거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을 벌인 뒤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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