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 바꿔줘요"...방명록 이름 외워 축의금 '슬쩍'

"봉투 바꿔줘요"...방명록 이름 외워 축의금 '슬쩍'

2016.05.31. 오전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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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결혼식장에서 불청객이 축의금 봉투를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돈을 훔쳐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방명록에 적힌 이름을 외운 뒤 봉투가 바뀌었다고 둘러대는 말에 경황이 없는 혼주들이 당했습니다.

김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축의금을 받느라 정신없는 결혼식장 앞 테이블에 한 중년 남성이 다가옵니다.

전화하는가 싶더니 몸을 숙여 무언가를 줍는 척합니다.

그러더니 테이블 안으로 들어가 밑에 떨어진 축의금 봉투를 재빨리 집어 들고는 유유히 사라집니다.

이 40대 남성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서울 강남 일대 예식장을 돌며 축의금 6백여만 원을 훔쳤습니다.

방명록 이름을 외워두고 축의금 봉투가 바뀌었다고 되돌려 받았습니다.

빈 봉투를 놓고 돈이 든 다른 봉투와 바꿔치기하는 수법도 썼습니다.

[축의금 절도 피해자 : 이런 좋은 혼사에 너무 진짜 멍했어요. 그리고 그 쪽(결혼식장)에다 확인하기도 그렇잖아요. 확인도 못 해보고….]

지난 3월에도 혼주의 친인척이나 하객인 것처럼 위장해 서울 지역 예식장을 돌며 11차례에 걸쳐 축의금을 훔친 80대 노인이 붙잡혔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서초구 지역 예식장에서 다른 사람이 접수한 봉투를 자신이 가져온 것처럼 속이고 빼돌린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송대진 /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 5팀장 : 축의금 접수는 최소한 3명 이상 받아 즉시 서랍 또는 가방에 담아 보관하면 절도범이 쉽게 접근하지 못할뿐더러…]

또, 경찰은 축의금을 담은 가방을 통째로 노리는 경우도 있다며 결혼식 뒤 이동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YTN 김승환[k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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