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고혈압, 보톡스로 치료 가능성"

[앵커]
미용 성형에 주로 쓰는 보톡스로 난치성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보톡스는 세계적으로 미용성형과 소아 뇌성마비, 편두통과 요실금 등으로 치료범위가 확대되고 있지만, 고혈압의 치료 효과를 입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임상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오진우 씨는 지난 2006년 초등학교 6학년 때 혈압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일차성 고혈압인데 여러 약물로도 혈압을 조절할 수 없었습니다.

병원을 옮겨 다녔지만, 혈압 조절이 어려웠는데

지난 2014년부터 보톡스 시술을 받은 뒤 혈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진우 / 난치성 고혈압 환자 : 시술을 받고 난 다음부터는 혈압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서 일도 시작했고 학교도 일반 대학은 아니지만 사이버 대학교에 가서 공부도 하고 있고 일상생활은 시술받기 전보다 훨씬 더 나아졌어요.]

오진우 씨와 같은 난치성 고혈압 환자는 전체 고혈압 환자의 5% 정도입니다.

난치성 고혈압 환자는 4종류 이상의 혈압약을 먹어도 혈압이 정상화되지 않습니다.

의료진은 치료를 위해 처음에는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교감신경계가 모여있는 신경집합체인 복강신경총에 넣는 신경차단술을 시행해 3일간 혈압조절 효과를 봤습니다.

이후 효과를 더 길게 유지하기 위해 리도카인 대신 보톡스를 이용해 신경차단술을 시행한 결과 한 달 동안 혈압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모두 5번 시술을 했고 환자는 현재까지 조절된 혈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휴정 /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신경차단술로) 교감신경 전달물질 분비를 떨어뜨리게 되면 혈압이 일시적으로 하강하는 효과가 나옵니다. 보톡스를 이용해 복강신경총 차단술을 하게 되면 혈압 저하 효과가 오래갈 것 같아서 시도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보톡스 자체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인지, 시술 효과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임상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