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 초롱이를 찾습니다...한 해 유기견 8만 마리

막내딸 초롱이를 찾습니다...한 해 유기견 8만 마리

2016.05.28. 오전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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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등록 반려동물 100만 마리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거리를 떠도는 유기동물도 한해 8만 마리가 넘습니다.

이 중 절반 정도는 죽거나 안락사 되고 제 주인을 찾는 경우는 20%도 채 안 된다고 하는데요.

가족 같은 반려견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을 김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
인천에 살고 있는 현주 씨는 지난 8일 이후, 눈물 마를 날이 없습니다.

소중히 키우던 반려견 초롱이가 문이 잠시 열린 틈을 타 집 밖으로 나가버렸기 때문입니다.

[허현주 / 실종 반려견 주인 : 3~4일 울었어요. 설거지하면서도 막 있는 것 같은 거예요. 주위에. 집 안에.]

현주 씨가 초롱이를 처음 만난 건 벌써 7년 전 일입니다.

당시 키우던 반려견이 죽은 뒤 힘들어 하던 현주 씨가 태어난 지 한 달밖에 안 된 초롱이에 반해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한 겁니다.

두 아들이 있지만, 초롱이는 막내딸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기분이 우울할 때 다가와 애교 부리는 것도,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도 초롱이였습니다.

[허 현 주 / 실종 반려견 주인 : 걔는 내 친구이자 같이 동반자이자 그런 의미였죠. 딸이죠. 완전 저한테는 딸이죠.]

그런 초롱이를 잃어버린 현주 씨는 목이 쉴 때까지 초롱이를 부르며 온 동네를 다녔습니다.

[허현주 / 실종 반려견 주인 : 식구들이고 뭐고 동네 사람들 다 동원해서 좀 찾아달라고. 우리가 강아지 예뻐하는 거 아니까 흔쾌히 나와서 찾아주더라고요.]

행방불명된 지 3주째. 초롱이에 대한 그리움은 어느새 걱정으로 바뀌었습니다.

밖에서 굶고 지내지는 않는지, 혹시 사고를 당한 건 아닌지 차라리 마음씨 좋은 누군가 데려다 키워 초롱이가 그저 잘 지내고 있기만을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허현주 / 실종 반려견 주인 : 예쁘게만 키워주면 감사한 거죠. 나한테. 그런데 만약에 잘못 됐을까봐. 만에 하나라도.]

초롱이처럼 길을 잃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경기도의 한 유기동물 보호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현재 이곳에서는 700마리가 넘는 유기견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20마리 남짓한 애완견들이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매정한 주인에게 버려지거나 별생각 없이 집 밖으로 나섰다 길을 잃어 주인을 애타게 하거나 저마다 사연이 많아 보입니다.

이 보호소에 있는 동안 굶지 않고 치료도 받을 수 있게 된 건 그나마 행운이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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