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일상적 불안감 없애는 계기"

"여성들 일상적 불안감 없애는 계기"

2016.05.28. 오전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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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남 묻지마 살인 사건을 두고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전국적인 추모 열기가 고조됐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정신질환에 의한 '묻지마 범죄'로 결론 내고 검찰에 송치했지만 이른바 여성 혐오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남성과 여성 간의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에 남긴 것, 김승환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기자]
지난 17일 새벽 서울 서초동에 있는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20대 초반 여성이 끔찍한 범행을 당해 숨졌습니다.

[김 모 씨 /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 피의자'(지난 24일) : (피해자에게) 개인적인 원한이나 감정은 없었는데 어쨌든 희생이 됐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미안하고...]

나 또는 내 가족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시작된 추모 열풍은 온 나라를 휘감았습니다.

[박선아 / 경기 용인시(지난 20일) : 제가 당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마음도 아프고 유가족과 남자친구분 마음도 너무 안 좋을 것 같고….]

경찰은 이번 범행을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살인'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환자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에 승인받아 입원시키는 '행정입원' 등의 대책을 부랴부랴 내놨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에서도 '묻지마 폭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좀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 이번 사건은 경찰의 결론과는 달리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한 논란과 사회적 대책을 요구하는 여론도 키웠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여성들의 분노와 우려는 더욱 커졌습니다.

[김예지 / 대학생(지난 24일) : 제일 높은 형량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여성들의 직접 행동까지 이어지면서 과열된 분위기는 성별 대결 양상으로 번져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서울 강남역 추모 참석자 : 사실인지 아닌지 말하세요! 당당하게 (탈) 벗어요!]

하지만 이번 사건을 감정적 대립보다 여성들이 느끼는 일상적 불안감을 없애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미경 /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지난 25일) : 끊임없이 반복되는 혐오와 폭력의 악순환을 중단하기 위한 법과 제도적 접근을 모색할 것입니다.]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 숨진 희생자가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는 제2의 피해자를 막기 위한 밑거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YTN 김승환[k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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