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재벌 3세 의사잖아" 알고 보니 고졸 유부남

"나 재벌 3세 의사잖아" 알고 보니 고졸 유부남

2016.05.26. 오전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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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앵커]
그동안 자신의 배경을 속이며 결혼사기극을 벌인 사건들 종종 전해드렸는데요. 황당한 일이 또 있었습니다. 재벌 3세에, 직업은 의사라고 속인 남성, 실체는 무엇이었을까요? 35살 김 모 씨는 사실 고졸로 전직 학습지 방문 교사였습니다. 게다가 이미 12년 전에 결혼해 아이까지 있는 유부남이었습니다.

김 씨는 리스로 '외제차'를 끌며 '외제차 동호회'에서 활동을 했는데요. 회원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하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김 씨는 다른 회원에게서 27살의 요가 강사를 소개받고, 자신을 재벌가의 혼외 외손자로 속입니다.

또,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재직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62만 원이 들어있는 통장을 컴퓨터로 편집해 잔고 118억 원짜리로 속였고요. 위조한 부동산 매매계약서로 청담동에 40억 원짜리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샀다는 거짓말도 이어갔습니다. 심지어 피해 여성과 결혼 날짜를 잡고, 예물 1억 원어치를 받아 챙기는데요.

뚜렷한 이유 없이 수개월 동안 결혼식을 미루던 남성은 결국 덜미를 잡힙니다. 작은 거짓말에서 시작된 결혼 사기극.지금부터 관련 소식 다뤄보겠습니다.

[앵커]
사기결혼이죠. 이거는 기본적으로 사기결혼을 하려고 했는데 왜 사기결혼을 했는지 이거는 아직까지는 이해가 안 돼요.

[인터뷰]
사실은 이렇습니다. 학습지교사를 하다가 그만두게 됩니다. 그런데 상당히 지위가 높은 그런 생활을 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제차를 렌트를 합니다. 그래서 외제차 동호회에 가입을 했는데 이때 주변에 동호회 회원들이 대부분 전문가였습니다. 의사, 하이 레벨이었죠. 그러니까 본인도 지지 않기 위해서 사실 나는 서울에 있는 신경외과 병원의 의사라고 본인도 모르게 거짓말을 처음에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동호회 회원들이 그러냐. 의심 없이 인정을 해 준 거죠. 그런 상태에서 바로 요가 강사가 그 동호회 회원이었는데 바로 같이 매칭을 시켜줍니다. 그렇게 돼서 35세 된 남성이 이 여성에게 결국은 재력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빌려간 렌터카를 자기 차라고 하고 대부업체 혼외자의 외손자라는 이런 거짓말을 합니다. 그러니까 이 여성은 또 전혀 의심을 하지 않고 믿어버립니다. 이 상태에서 진전이 되면서 그다음에 예단비, 혼례비와 관련된 비용이 무려 1억이 넘는 돈을 편취를 당하는 이런 상황이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에는 결혼을 하려면 당사자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부모님이 있어야 돼요. 그런데 부모님까지 속일 수 있었는지요. 지금 제 뒤로 문자메시지 보내온 게 있는데요. 잠깐만 앞 부분만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네. 엄마 보낼게요.' 뭘 엄마를 보냅니까? 그리고 '엄마가 잘 알고 계시는 부분 전달해 드리려고요.' 이게 지금 뭐냐하면요. 가짜 엄마, 아빠라는 거 아닙니까. 가짜 엄마, 아빠가 나오는데요. 이분들 잡혔습니다. 잡혔을 때 당시의 화면 잠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급 체포한다고요."

"아니 잠깐만, 영장 보여줘요. 영장."

"긴급 체포한다고요."

"영장을 보여주라고요. 영장."

[앵커]
결국 부모 행세를 하다 잡혔는데 이것도 어떻게 처벌이 가능합니까?

[인터뷰]
두 가지입니다. 부모대행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도우미로 활용을 하는 경우에 범죄 사실, 사기를 하는 이 범죄 사실을 알고 같이 가담을 해 줬냐 하게 되면 형법 340조에 10년 이하의 징역에 2000만 원 벌금에 처하는 범죄로 처벌이 가능합니다, 공범으로. 방조범으로도 처벌이 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저 사람들은 긴급체포의 요건 대상이 됐던 겁니다.

[앵커]
결국 재벌 3세랑 결혼한다? 정말 얼마나 꿈에 부풀었겠습니까. 사랑하는 남자가 자기를 좋아해 주고 여성으로서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일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기가 막힐 노릇이죠. 무슨 재연드라마가 내 삶 속으로 들어와 버린 거잖아요. 생각해 보면 과연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 제일 먼저 동호회라는 게 믿을 만한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생각을 했을 것이고. 그중에서도 의사라고 하니까 그 저것에 대한 확신도 있었을 것이고. 그 뒤로 보면 이런 속이는 과정을 위해서 통장도 위조를 하고요. 매매계약서도 위조를 하고 그리고 지금처럼 가짜부모를 들이대고 그뿐만 아니라 운전기사도 섭외를 해서 마치 내가 기사가 있는 것처럼 이렇게 썼거든요.

[앵커]
이 정도면 이런 표현은 죄송하지만 여성들이 속아넘어갈 수밖에 없는 겁니까?

[인터뷰]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거는 리스를 해서 외제차 동호회에 있을 때 몇 번 만남을 가졌을 것이고 주변 사람들이 이 사람이 좋다고 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거죠. 그렇게 될 경우에 속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사실은 마음 먹고 덤비는 사람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앵커]
그러면 이런 걸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다 증명서를 뗄 수도 없고요.

[인터뷰]
일단은 교제를 오래 해 봐야죠. 주변 사람들, 그 남성의 주변 사람들 또 여성의 주변 사람들을 충분히 만나보고 실제 가족들도 자주 만나봐야 돼요. 그리고 그 집에도 가보고 그래서 무조건 항목이 있다고 해서 짧게 갈 것이 아니라 인생이 우리가 예상이 100세시대니까 길게 생각하고 2~3년 정도의 교제기간을 갖고 갖고 그다음에 충분히 검증이 되었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되면 그때 결혼을 생각해 보시는 게 어떤가 싶습니다.

[인터뷰]
한 가지 제가 짧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 교수님의 말씀을 들었고요. 이사건 때문에 혼기 앞둔 딸을 가진 부모들이 걱정이 많고 혼기 적령기에 있는 여성들이 남성을 못 믿는 풍조가... 이 사건이 핫하게 떠오르고 있거든요. 그런데 가장 주의해야 될 점은 그 사람의 직업을 얘기하거나 전문가, 의사, 변호사 이런 부분을 얘기할 때는 그 남성 모르게 직접 전화로 확인해 보는 방법이 가장 우선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전화로 확인을 한번 해 봐야 된다. 알게 확인하는 것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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