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여우 야생 첫 출산...자연 번식 기대

소백산 여우 야생 첫 출산...자연 번식 기대

2016.05.05. 오후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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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길, 국립공원관리공단 중부복원센터장

[앵커]
지난 2월 소백산에 방사한 토종 여우가 야생에서 처음으로 새끼를 출산했다고 합니다. 멸종위기종 1급인 토종여우 복원에 청신호가 켜진 셈인데요. 국립공원관리공단 중부복원센터의 박종길 센터장 모시고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지난 2월에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가 며칠 전에 새끼를 출산했다고요?

[인터뷰]
맞습니다. 지난 2월 23일 소백산에 방사한 여우가 4월 초에 새끼 3마리를 무사히 출산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새끼가 잘 자라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그러니까 자연번식한 건 아니고 자연출산을 한 것이죠?

[인터뷰]
맞습니다. 저희가 소백산에서 여우를 방사한 지 5년 만에 야생에서 처음으로 새끼를 출산한 계기를 맞은 겁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으로 인해서 자연번식 성공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맞습니다. 저희가 여우를 복원하면서 여우 생태 관련 자료가 아주 부족한 실정입니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방사기법을 찾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고요. 그래서 다양한 방사 시기라든지, 방사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야생에서 새끼를 출산했다는 건 서식처가 그만큼 안정화됐다는 얘기고요. 그리고 여우 복원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그된 그런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올 2월에 모두 몇 마리의 여우를 방사한 건가요?

[인터뷰]
1월부터 3월까지 총 3회에 걸쳐서 10마리를 방사했습니다. 그중에 두 마리는 안타깝게 폐사를 했고요. 나머지는 방사지점에서 2km에서 약 10km 지점 떨어진 곳에서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나머지 여우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거죠? 여우복원 사업, 언제부터 시작된 건가요?

[인터뷰]
저희가 2012년부터 여우방사 복원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으로 복원사업이 진행이 되나요?

[인터뷰]
우선 여우복원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서식하는 동일한 종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즉 사라졌던 종이 우리나라 동일한 종이 국내에 있는지를 확보하는 건데. 이것을 원종확보라고 하는 그래서 우선 중국이라든지, 러시아, 북한에서 우리나라와 동일한 종을 확보하게 되고요. 그리고 도입 전에는 질병검사를 하게 됩니다. 인수공통질병이라든지 유전자를 조사를 해서 우리 피와 똑같은 개체를 선정을 하고요. 도입 후에는 먹이 훈련, 서식적응 훈련을 거쳐서 자연에 방사하게 됩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나라 여우복원사업은 언제부터 또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인터뷰]
환경부에서는 2012년부터 여우복원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소백산을 방사 대상지로 선정을 했는데요. 우선 먹이원이 풍부한 곳입니다. 그리고 마사토 토질이기 때문에 여우가 땅파기도 적절하고 먹이원도 풍부하고 구릉지이기 때문에 소백산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2012년부터 여우복원사업이 진행됐다는이런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 여우 멸종 시기는 언제로 보고 있나요.

[인터뷰]
많은 분들이 여우를 봤다는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한반도 전역에서 서식했던 흔한 종이었는데 무분별한 남획이나 농약 등으로 인한 2차 피해 등으로 이런 것으로 1980년대에 멸종된 것으로 파악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4년에 강원도 양구 지역에서 야생체로 추정되는 것을 확인하게 됐죠. 그러면서 저희가 복원사업을 시작하게 됐는데 물론 야생에서 적은 수가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자연적으로 유전적 자연성이 떨어지거나 여러 요인에 의해서 가까운 시기에 멸종될 확률이 높습니다. 저희가 여우를 복원 대상종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앵커]
이런 걸 멸종 종으로 구분하는 기준이 있나요?

[인터뷰]
자연계에서 서식 개체수가 아주 작거나 서식환경이 아주 악화가 돼서 가까운 장래에 멸종될 확률이 높은 종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하고 복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2012년부터 여우복원사업이 시작돼서 이제 5년째가 됐는데요. 여우들이 자연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인간들의 잘못이 큰 건가요?

[인터뷰]
맞습니다. 여우가 자연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인 게 서식지의 안정입니다. 물론 서식지가 안정화되고 그리고 멸종되기 전에 관리를 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소백산 일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심합니다. 그러다보니까 고라니, 멧돼지를 잡기 위해서 올무를 놓게 되고 그런 요인 때문에 많은 개체들은 폐사를 하게 되었죠.

[앵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여우를 택했는지 이유도 궁금하고요. 여우가 인근 마을이나 시민들, 주민들에게 피해를 또 오히려 주는 건 없는지도 궁금하네요.

[인터뷰]
환경부가 멸종위기종 종합계획을 세웠는데요. 우선적으로 반달가슴곰을 지리산에서 복원을 하게 됐고. 그리고 설악산과 월악산에서 산양을 복원하고 그리고 2012년도에 여우를 소백산에서 방사하게 되었습니다. 여우는 개과동물로서 소형동물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사람을 공격하거나 겁을 먹기는 하지만 사람을 보면 쉽게 놀라서 도망가거나 아주 겁이 많은 동물입니다.

[앵커]
사람을 보면 놀라고 겁이 많은 동물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또 여우는 보통 어떤 동물이다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여우는 개과 동물로 굴을 파는 선수입니다. 그래서 인가 주변에 예전부터 서식을 했고요. 아주 땅을 잘 파는, 그래서 굴 깊이가 한 15m 정도로 파는 그런 성격이 있고 주간에는 방목지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야간에 활동을 하는 야간에 쥐나 두더지, 고나리 새끼를 포식하는 동물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는 동물은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인터뷰]
초기에 복원 당시에 얍삽빠른 동물로 이렇게 해서 좀 부정적인 기류가 컸죠. 그렇지만 지금은 지역 주민들이 여우를 복원함으로써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소백산 여우 사과, 이런 것을 만들어서 지역 특산물을 만들어보자. 청정한 지역에서 여우가 서식하는 환경에서 자란 농작물이라면 국민들이 호감을 갖지 않겠느냐. 많은 분들이 지금 긍정적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방사된 지역 주민들이 처음에는 꺼려하시다가 지금은 오히려 기회로 삼고 계시다는 말씀이시죠?

[인터뷰]
맞습니다. 지금 헌재 전, 현직 이장님이라 든지 그쪽에서 관심 있는 분들이 명예보호원제도를 해서 홍보를 하고 있고 그리고 지역주민들에게 이 복원사업의 필요성과 과정을 자체적으로 홍보하는 그런 역할을 많이 하고 계십니다.

[앵커]
소백산 지역 일대 여우가 방사가 된 건데요. 서식하는 지역은 어디인가요?

[인터뷰]
곰은 깊은 산속에서 서식하지 않습니까. 여우는 인가 주변에서 서식합니다. 인가 주변의 관목림이라든지, 낮은 산, 인근 농경지 주변에 서식하는데 사람과 아주 친한 동물입니다. 그래서 소백산 인근 지역 주민들은 여수 이렇게도 부르고 있습니다.

[앵커]
이쪽이 여우가 생활하기에 날씨나 여러 가지로 적합한 곳인가 봐요.

[인터뷰]
저희가 방사대상지를 선정함에 있어서 먹이원이나 그리고 위험요소, 여러 가지를 조사한 결과, 소백산지역이 그래도 가장 환경이 좋고 먹이원이 풍부하다. 이렇게 해서 소백산 지역을 방사대상지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최근에 여우가 자연출산에 성공을 했고 아직 자연번식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인거죠?

[인터뷰]
맞습니다.

[앵커]
만약에 자연번식까지 성공을 한다면 이게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여우는 아까 말씀드렸지만 두더지나 쥐, 고라니 사체 이런 걸 먹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구성인자입니다. 그래서 여우를 복원한다는 것은 그 한 종을 복원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다양한 동물들이 살 수 있는 그런 조건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여우 한 종을 복원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생태계의 균형에 아주 큰 역할을 하는 거군요. 얼마 전 또 지리산에 반달가슴곰도 출산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한 적이 있는데요. 이때도 자연출산이었나요?

[인터뷰]
맞습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복원을 시작한 지 12년 이상이 됐습니다. 지리산은 여우와 달리 안정적으로 자연에서 새끼를 출산을 하는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고요. 지금 지리산에는 44마리의 곰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25마리가 야생에서 새끼를 낳은, 즉 자연 곰이 서식하고 있는 거죠.

[앵커]
방사된 곰 중에 반 이상이 출산에 성공을 한 거군요. 그렇다면 총 방사된 마리 수가 44마리였나요?

[인터뷰]
그렇지 않습니다. 더 많지만 일부 많이 폐사를 했고 최근에는 서식 안정화가 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폐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지리산 반달가슴곰도 자연번식 가능성이 높은 상황 아니겠습니까? 반달곰의 자연번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인터뷰]
지리산에서 곰이, 야생 새끼들이 증가를 하고 절반 이상이 야생 개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지리산이 생태계가 건강하고 먹이원이 풍부한, 즉 야생곰, 반달가슴곰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으로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현재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다른 종류의 동물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저희가 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고 있고요. 소백산에서는 여우, 그리고 설악산과 월악산에서는 산양을 복원하고 있고요. 덕유산에서는 광릉요강꽃 같은 식물을 복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의 종 복원도 진행이 되고 있군요? 지금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고 있습니까?

[인터뷰]
복원사업은 외국과 비하면 10년에서 20년간 장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많은 인력과 예산, 그리고 시간을 요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지금 성공을 했다, 실패 했다. 아니면 어느 단계까지 갔다고 산술적으로 표현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다만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은 이런 야생동물이 우리와 같이 살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종 복원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저희가 지난 5년간 방사를 하면서 많은 실패도 있었고요. 최근에 자연에서 출산하는 성공적인 사례도 있었지만. 우선 우리나라에 적합한 방사기법이나 복원 전략을 세우는 게 시급합니다. 또한 저희가 아무리 열심히 방사를 해서 자연으로 보낸다고 해도 서식지가 안정화되지 않으면 여우복원사업은 성공할 수 없겠죠. 그래서 저희는 지역 주민 그리고 영주시를 비롯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얻어서 지금 성공적으로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종 복원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동물들의 서식지를 제대로 확보해 주는 게 중요할 듯한데요. 앞으로 복원사업이 더욱더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남은 과제는 어떤 게 있다고 보시나요?

[인터뷰]
저희가 지난 2년간은 연구사업에 많이 치중을 했습니다. 여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행동권이라든지, 먹이원이라든지 행동 습성을 많이 연구를 했지만 지금 저희가 느끼는 것은 지역 주민, 지자체의 협조가 없으면 절대 안 된다고 지금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지역에서 개최되는 축제나 아니면 기관장 회의 그리고 미디어의 환경교육 그리고 인간과 여우가 같이 살아가는 공존의 사례를 선진지에서 많이 배워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방사기법 전략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요소가 이 복원사업을 성공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국립공원관리공단 중부복원센터의 박종길 센터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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