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늘어진 아빠의 어깨..."늘 가족에 미안합니다"

축 늘어진 아빠의 어깨..."늘 가족에 미안합니다"

2016.05.05. 오전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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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정의 달을 맞아 YTN이 '흔들리는 가정, 가족 공동체를 살리자'라는 주제로 3편의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구조조정 대상이 되거나 직장을 옮기는 가장이 많아지면서 가정의 평화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아빠'에 관한 이야기를 취재했습니다.

박서경 기자입니다.

[기자]
1년 반 전 해고당한 뒤 일용직 노동을 하는 유경원 씨.

생계를 이어가기 바쁘다 보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 고민이 큽니다.

[유경원 / 2014년 12월 직장 해고 : 정규직인 직장을 다니게 되면 아무래도 가족들에게 할애하는 시간이 많겠죠. 그렇게 되면 가족들이랑 더 편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회사를 뛰쳐나와 가게를 차린 가장도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새벽 5시에 집에서 나와 자정이 다 돼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

가족과 마지막으로 사진을 함께 찍은 게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김인철 / 2011년 퇴사 : 며칠씩 못 볼 때도 있었어요. 그럴 때 마음이 아팠다고 할까, 속이 좀 상했죠. 그런 부분이 아주 아쉬웠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 남성 근로자가 한 직장에 머무는 기간은 평균 7년 정도.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일터를 옮겨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직장에 근무하는 시간도 한달에 180시간 정도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깁니다.

격한 업무와 불안한 고용에 시달리다 보면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

아버지들의 어깨가 축 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혜영 /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 정신적으로는 전통적 성 역할에 부담을 느껴서 자아 존중감이 낮아지고 쉽게 우울해지는 그런 경향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 아버지들이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되찾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제도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YTN 박서경[ps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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