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금으로 회식하고 차 바꾸고 '흥청망청'

정부 지원금으로 회식하고 차 바꾸고 '흥청망청'

2016.05.02. 오전 06:0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유명 사립대학교 연구소의 前 연구원장 등이 정부가 지원한 연구비 수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거래업체와 짜고 범행을 저질렀는데, 당국의 감사는 유명무실했습니다.

김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인문사회분야 연구 역량을 키우겠다며 추진한 '인문 한국 지원사업'.

국내 유명 사립대학의 한 연구소는 지난 2007년 이 사업을 따냈습니다.

연구과제 수행 등의 명목으로 8년 동안 혈세 120억 원을 받아 갔습니다.

그런데 교수 출신의 前 연구원장과 회계 담당자 등은 이렇게 받은 연구비 수억 원을 빼돌렸습니다.

연구소와 거래하는 업체와 짜고 가짜 납품 명세서 등을 학교에 제출한 뒤, 업체에 돈이 들어가면 세금 등을 제외하고 다시 현금으로 돌려받았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8년 동안 이런 방식으로 빼돌린 돈만 2억여 원에 달합니다.

연구목적 말고는 절대 사용할 수 없는 돈인데도, 회식 등 내부 행사비도 모자라 일부 직원은 자신의 승용차까지 샀습니다.

하지만 정작 감독기관인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이래종 / 서울 중랑경찰서 수사과장 : 연구비를 지원하는 기관에서 제대로 집행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 감독이 허술했고 이런 허술한 관리·감독하에서 범행이 쉽게 이뤄졌습니다.]

각각 매년 한 차례씩 실시한 연구비 집행 내역 감사가 유명무실했던 겁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정부 지원을 받아 연구사업을 진행하는 다른 기관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또 이 대학의 前 연구원장 69살 김 모 씨와 거래업체 대표 등 모두 7명은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김태민[tmkim@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